[바둑]제 53회 국수전…흑, 안전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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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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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형준 2단 ● 홍기표 4단
준결승 1국 10보(162∼201) 덤 6집 반 각 3시간

반상이 고요해졌다. 좌상 쪽에서 시작한 격변은 예상대로 전판에 영향을 미친 채 끝났다. 멀쩡했던 우상귀 흑이 죽었고, 대신 흑은 상변 백을 잡았다. 그 외에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흑의 승세가 굳어졌다는 것. 차이가 15집에 육박한다.

이제 반상에는 마무리만 남았다. 프로기사 수준에선 더 변화가 일어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그저 정해진 수순대로 반상을 메우면 된다.

안형준 2단은 아쉬운 마음에 쉽게 돌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이 판만 이기면 바로 고지를 눈앞에 둘 수 있었다. 신출내기 기사가 정규기전 결승전에 올라가는 경험만으로도 바둑 인생이 얼마나 풍부해질 것인가. 상대를 가볍게 본 건 아니었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본 상대이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랭킹만 따져도 안 2단이 50위 정도 앞서고 있었는데….

우하 백 90은 끝까지 버텨본 수. 안 2단도 수가 안 된다는 건 알고 있지만 백 92, 94로 계속 파고든다. 백 96 때 흑은 참고도 1로 두면 백을 잡을 수 있다. 9까지 백은 도저히 두 눈을 낼 수 없다. 홍기표 4단도 물론 이 수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흑 석 점을 주고 하변에서 넘어가는 정도로 만족한다. 혹시 있을지 모를 백의 묘수나 반격을 피한 안전운행이다. 이후 수순은 총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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