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의 마지막 앨범? ‘희망’담은 새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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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5일 14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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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울림엔터테인먼트
사진 제공 울림엔터테인먼트
"꿈을 이뤘어요! 에픽하이가 제이지(Jay-Z)와 블랙아이드피스를 이겼다니까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멤버 타블로(30)는 아직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새 앨범에 대해 자랑했다. 9일 내놓은 에픽하이의 7집 앨범은 발매 하루 만에 미국 최대 음원사이트 아이튠즈의 실시간 힙합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타블로는 "몇 년 전부터 유튜브를 통해 에픽하이가 해외 힙합 마니아들에게 알려졌는데, 지난해 미국 4개 도시와 일본을 돌며 콘서트를 하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에는 멤버 미쓰라 진(27)도 함께 했지만 대부분의 질문에 타블로가 답했다.

● 가장 '에픽하이스러운' 주제는 '희망'
새 앨범에는 타이틀곡 '런(Run)'을 비롯해 10곡이 실렸다. 모든 곡을 타블로가 작곡하고 가사는 타블로와 미쓰라 진이 함께 썼다. 지난해 10월 멤버 DJ투컷이 군 입대했기 때문에 둘이서만 앨범을 만들었다. "이번 앨범에는 스크래치가 거의 없어요. 그게 바로 DJ투컷의 빈 공간이죠."
에픽하이가 2인조로 앨범을 낸 것은 DJ투컷의 배려였다. "DJ투컷이 자기 때문에 2년 동안 앨범이 안 나오면 아쉽다며 자기 몫까지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만들었고요."
'런'은 경쾌한 멜로디와 빠른 템포의 곡으로, 꿈을 위해 계속 달려가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음악을 만드는 게 목표에요. 아예 타이틀곡을 염두에 두고 '런'을 만들었죠."
이번 앨범은 지난해 9월 선보인 6집에 비해 비교적 대중적이다. "6집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30곡이나 담은 혼란스러운 앨범이었죠. 대중들에겐 외면당했지만 음악평론가들에겐 극찬을 받았어요. 하지만 버스에 탄 학생이나 빵집 아저씨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에픽하이 노래를 듣고 공감하지 못한다면 저희에겐 아무 의미가 없어요."

● "에픽하이의 마지막 앨범일지도…"
수록곡 '바보'와 '커피'는 피처링 보컬에 각각 참여한 범키와 바닐라어쿠스틱 성아의 미성이 편안하게 들린다. 히트곡 '우산'에 보컬을 했던 윤하를 제외하면 에픽하이의 노래에는 무명에 가까운 가수들이 피처링을 하는 편이다. "유명 가수들이 피처링 했다는 이유로 내 노래가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하긴 싫어요. 자존심 문제거든요. 유명 가수들의 목소리는 그다지 신선하지도 않고요."
몽환적 멜로디의 인트로가 나오는 '서랍'과 동양적 분위기의 아웃트로가 인상적인 '숲', 그리고 꽃이 피는 모습을 신비스럽게 표현한 연주곡 '블라썸(Blossom)'은 앨범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앨범 제목이 마지막을 뜻하는 '에필로그'다. 혹시 마지막 앨범이냐고 묻자 두 사람은 난해하게 대답했다. "사람 인생은 알 수 없잖아요.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고 지진이 날까봐 불안하기도 하고 질병에도 노출돼 있고…."
지난해 10월 배우 강혜정 씨와 결혼한 타블로는 5월 초 아빠가 될 예정이다. 그는 "결혼을 하고 나서 음악 작업에 달라진 점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단지 사랑하는 아내가 자랑스러워할 음악을 만들고 싶을 뿐이에요. 남편들의 마음은 다 똑같잖아요."

신성미 기자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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