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비루한 삶, 몽타주같이 그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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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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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란씨/배지영 지음/344쪽·1만1000원·민음사

일간지 사회면의 사건 사고들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일들이 이 소설집에서는 많이 나온다. 덤프트럭의 추돌사고, 오토바이 추락사, 화장실 변사부터 연쇄살인에 이르기까지. 현대 한국사회의 신산하고 기형적인 풍경들을 이 작가는 집요하게 그려낸다. 200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로 등단한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등단작이자 표제작인 ‘오란씨’는 88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 서울 모래내시장 인근에 사는 이복형제 이야기다. 15년 전 매밋집 여자와 오토바이로 함께 야반도주하다 사고로 죽었던 형처럼, 동생 역시 한 여자를 향한 순정 때문에 길을 나섰다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 소설은 죽음을 앞둔 동생의 회상을 통해 가족과 주변 시장 사람들의 비루한 삶을 실감 나게 묘사했다. 살인자가 자신의 범죄를 고백하는 ‘어느 살인자의 편지’, 익명성에 가려진 현대사회의 어두운 치부를 들춰낸 ‘몽타주’ 등이 수록됐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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