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이 말 한마디로 해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5일 1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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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어떤 커플은 쉽게 화해하는 반면,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져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이들도 있다. 좀처럼 화해하기 어려운 부부라면 싸울 때 서로 어떤 단어를 쓰는지 곰곰이 살펴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과학전문 매체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은 3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버클리) 연구진이 부부싸움을 할 때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면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고 빨리 화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154명의 중장년 부부를 대상으로 15분 동안 결혼생활에 대한 서로 간의 갈등, 불만 등을 털어놓도록 했다. 각 부부는 함께 자리에 앉아 상대방이 얘기하는 내용을 들었으며 연구진은 이 장면을 녹화했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자들이 말하는 동안 심박수, 체온, 땀이 나는 양 등을 측정해 스트레스 정도를 파악했다. 그 결과 부부 사이의 문제를 털어놓으며 '우리가', '우리를', '우리의' 등 유대감이 잘 드러나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부부는 스트레스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내가', '당신이', '나를' 등 개별적인 느낌의 대명사를 자주 사용하는 부부는 서로에 대한 분노가 훨씬 강했으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상당히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나', '너'에 비해 '우리'라는 말을 사용하면 나빠진 부부관계를 다시 이어주고 서로를 같은 팀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녹화된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우리'라는 말이 표정, 목소리 등 감정을 드러내는 표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부부 사이의 문제를 얘기할 때 '나', '너'를 자주 사용하는 커플보다 표정이나 목소리가 훨씬 부드러웠다는 것이다.

또 나이가 들수록 '우리'를 많이 쓰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부부일수록 서로에 대한 유대감이 더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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