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허를 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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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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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진석 9단 ● 이창호 9단
8강전 4국 5보(71∼90) 덤 6집 반 각 3시간

목진석 9단은 흑 77이 놓인 시점에서 형세를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고 ‘아직 갈 길이 먼 바둑’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변 전투에선 별 재미를 못 봤지만 흑의 경솔한 선수 교환으로 중앙 흑 석 점의 뒷맛이 없어져 다시 팽팽해졌다고 판단했다. 흑 81이 놓이기 전까진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목 9단은 흑 81을 보고 지금까지의 생각이 착각임을 깨달았다. 흑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형세는 여전히 흑의 편이었다. 목 9단은 흑 81로 턱밑까지 다가오는 수를 예상하지 못했다. 상변에선 흑이 두 칸 벌리는 정도로 마무리할 것으로 봤다.

흑 81처럼 백이 좌상 귀에서 손을 빼지 못하게 하고 상변 흑 진을 자연스레 강화하는 좋은 수가 있다면 형세는 당연히 흑이 유리하다.

허를 찔린 목 9단의 머릿속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상변 흑 진에서 한 건 올려야 균형을 맞출 수가 있다.

목 9단은 백 84부터 상변 흑 진영의 약점 찾기를 시작했다. 흑 85로는 참고도 1로 막는 수가 더 쉬웠다. 실리로는 조금 손해지만 상변을 지킨다는 면에선 실전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다.

백 88과 90. 백돌이 흑 진영 전역에 어지러이 떨어지고 있다. 이 낙하산 부대가 각개 격파되지 않고 긴밀한 공조 속에 큰 힘을 낼 수 있을까. 국면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 나선 백돌들의 움직임이 반상을 혼돈 속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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