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말하는 군자란 어떠한 존재인가. 그 대답이 ‘논어’ ‘衛靈公(위령공)’의 이 章에 담겨 있다.
義는 聲訓(성훈)의 풀이에 따르면 마땅할 宜(의)다. 주자는 마음을 제어하여 일의 마땅함에 부합시키는 것이 義라고 설명했다. 義以爲質은 以義爲質과 같다. 質은 質幹(질간)이요, 本質(본질)이다. 禮는 尊卑(존비)를 구별하고 사물을 秩序(질서) 지우는 준칙이다. 禮以行之는 以禮行之와 같으며, 孫以出之와 信以成之도 같은 구문이다. 같은 짜임의 어구들을 늘어놓은 類句法(유구법)의 표현이다. 孫은 遜과 같으니, 謙遜(겸손)이다. 信은 誠信이다. 行之, 出之, 成之의 之는 모두 義를 가리킨다. 단, 현대 학자들은 이 之에 休止(휴지) 기능만 있다고 보기도 한다. 君子哉는 군자라 할 수 있으리라고 영탄하는 말이다.
義以爲質, 禮以行之, 孫以出之, 信以成之에 대해 앞의 둘이 操行(조행), 뒤의 둘이 言語를 가리킨다고 보거나 그 넷이 순차적이라고 보기도 한다. 정약용은 禮以行之는 危行(위행·행동을 준엄하게 함), 孫以出之는 言孫(언손·말을 낮춰 함)을 뜻하며, 信이 言과 行을 총괄한다고 보고, 義와 信이 首尾(수미)를 이루고 言과 行은 信義의 두 날개라고 분석했다. 危行과 言孫은 ‘憲問(헌문)’의 “나라에 도가 있으면 말도 준엄하게 하고 행동도 준엄하게 하며, 나라에 도가 없으면 행동은 준엄하게 하되 말은 공손하게 해야 한다”고 한 말에서 나왔다.
군자는 義를 본질로 삼아 예의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고 겸허하게 말을 하며 시종 신실한 사람이다. 高遠한 존재는 아니지만 주위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인물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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