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바둑 기풍과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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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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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한승 9단 ● 안형준 2단
본선 8강 2국 2보(25∼47) 덤 6집 반 각 3시간

기풍은 연애와 비슷하다. 어느 사람을 택할지 계량적으로 평가하긴 힘들다. 그냥 마음에 끌리는 쪽을 택하기 마련이다. 흑 25는 실리를 취하면서 백을 밖으로 몰아내겠다는 뜻인데 너무 자세가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형준 2단이 이를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다만 대국 당시 흑 25가 끌린 것이다. 나중에 검토해보면 “왜 그렇게 두었을까”라고 후회할 순 있어도 당시의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백 26, 28로 뛰어나가자 하변 흑 세력이 빛이 바랜 느낌이다. 백이 별 문제 없이 하변 삭감에 성공해선 백이 주도권을 잡은 느낌이다. 흑 39로 끼운 수는 평소 같으면 속수라고 지탄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흑 43 때 백이 44를 손 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이 손을 뺀다면? 예를 들어 백이 참고도처럼 백 1, 3으로 뒀다고 하자. 이땐 흑 4로 끊어 백 두 점을 선수로 잡을 수 있다. 만약 백이 5로 이어 버티면 흑 14까지 이 백은 탈출로가 없다.

백 46까지 백은 상변에서도 깔끔하게 수습했다. 도중에 백 32로 좌상 귀를 굳힌 것도 성과. 흑은 이제 집으로 대항하긴 늦었다. 우변과 하변의 백 미생마를 노려야 한다. 흑 47은 행마가 어정쩡해 보이지만 공격을 위한 첫 번째 요지로 꼽히는 곳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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