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영양 만점의 팻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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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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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표 4단 ● 김정현 초단
본선 8강전 1국 8보(137∼174) 덤 6집 반 각 3시간

흑 ○의 경솔한 단수가 엉뚱한 패를 불렀다. 흑 ○로는 참고 1도 흑 1을 먼저 뒀으면 깔끔했다. 흑 3 때 백이 실전처럼 패를 하려고 하는 것은 무리. 백이 패에 질 때 손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백이 그걸 감수하고 패를 하면 어떨까. 그 경우엔 이 패와 비슷한 크기의 팻감을 찾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실전처럼 백이 패에 져도 큰 부담이 없어야 팻감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

흑은 늦었지만 37 대신 참고 2도 흑 1로 두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바로 백 2로 끊어 패를 키운다. 참고 2도는 흑의 부담이 실전보다 훨씬 커진다. 이처럼 수순이 뒤바뀌면 바둑의 모양도 완전히 바뀐다.

지루한 패싸움이 시작됐다. 대형 바꿔치기를 했기 때문에 팻감은 서로 많지만 백의 팻감이 질적으로 우수하다.

팻감을 쓸 때는 손해를 보지 말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천지대패가 나서 사소한 손해를 무시할 수 있을 때는 예외지만 팻감에서 손해를 보면 패를 이겨도 오히려 밑지는 장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런데 백은 자연스럽게 하변 흑 세를 지우고 우하 흑 돌마저 미생마로 돌려놓는 영양가 100점의 팻감이 계속 나오고 있다. 흑은 상변 패도 이겨야 하지만 우하 돌의 생사도 신경 써야 한다. 흑 73 때 백 74로 다시 패를 유도한다. 40·46·52·58·64…○, 43·49·55·61·67…37.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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