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베스트셀러 100권중 41권이 문학책

  • 동아일보

예스24 분석

올해 서점가에선 ‘불황 때는 문학이 강세’라는 속설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8일 인터넷서점 예스24의 ‘2009 베스트셀러 및 출판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올해(1월 1일∼11월 22일) 베스트셀러 100위에 든 문학책은 국내문학 21권, 해외문학 20권 등 41권으로 2008년 25권, 2007년 22권보다 크게 늘었다. 판매량도 국내문학은 작년보다 44.7%, 해외문학은 34.9% 증가했다. 인터파크도서의 집계에서도 올해 베스트셀러 100위 안에 문학책이 40%를 차지했다.

국내 문학작품 가운데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그건, 사랑이었네’(한비야),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장영희), ‘도가니’(공지영) 등이, 해외 문학작품에선 ‘1Q84’(무라카미 하루키), ‘신’(베르나르 베르베르) 등이 문학의 강세를 주도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발행하는 출판 전문지 ‘기획회의’는 이런 현상에 대해 “지독한 현실에 지친 이들을 서사가 있는 책들이 위로해줬다”고 풀이했다. 기획회의는 특히 100만 부를 넘어선 ‘엄마를 부탁해’의 강세에 대해 소통을 희망하는 시대상의 반영으로 해석했다. 소설에 나타난 ‘엄마의 부재(不在)’는 불통(不通)을 뜻한다는 것이다.

예스24, 인터파크도서, 기획회의는 각각 올해 출판시장의 특징을 ‘문학의 강세’를 포함해 몇 개의 키워드로 설명했다. 공통적으로 꼽은 것은 ‘연예인 출간 도서의 강세’였다. 예스24와 인터파크도서의 종합 베스트셀러 5위에 오른 빅뱅의 ‘세상에 너를 소리쳐’를 비롯해 타블로 구혜선 배용준 차인표 등이 잇달아 책을 냈다. 에세이 일색이던 과거와 달리 소설, 자기계발서, 재테크 등으로 종류가 다양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트와일라잇’ ‘천사와 악마’ ‘더 리더’ 등 영화 원작의 선전도 올해 출판계의 키워드였다. 경제경영서에선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 ‘야성적 충동’ ‘코드 그린’ 등 경제위기의 원인과 극복 방법을 모색하거나 환경을 화두로 한 책들이 많았다. 반면 작년까지 꾸준한 붐을 이뤘던 자기계발서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 ‘e북 시장 본격화’ ‘일본 문학의 전반적 부진’ ‘야구 열풍을 반영한 야구책 붐’도 올해 출판계의 키워드로 꼽혔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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