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때늦은 후회

  • Array
  • 입력 2009년 11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 안형준 2단 ● 유창혁 9단
본선 5국 8보(116∼129) 덤 6집 반 각 3시간

백 116을 본 유창혁 9단은 “괜한 짓을 했다”고 자책했다. 백 116으로 좌변 흑은 자체로 살 수 없다. 흑 ○로 좌변 흑을 살아 뒀으면 쉽게 이길 수 있었는데 국면이 복잡해졌다. 좌변 흑과 백의 수상전이 벌어지게 됐다.

유 9단은 쉬운 길을 놓쳤지만 아직 승리는 변함없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좌변 백과의 수상전에서 유리하다는 것. 백 22까지 흑의 삶은 없어졌다. 유 9단은 흑 23, 25로 일단 수를 늘린 뒤 흑 27로 본격적인 수상전에 돌입했다. 유 9단은 흑 29를 두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 수로 백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고 믿은 것. 유 9단의 생각대로 백의 수는 크게 줄었다. 그러나 백에게 밖으로 탈출하는 수가 있음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흑 29로는 참고 1도 흑 1로 우중앙 백의 삶을 종용했어야 했다. 백 2, 4로 살릴 때 흑 5(실전 29)를 두면 유 9단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백이 참고 2도 백 2로 반발하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좌변 흑을 내주고 흑 7로 우중앙 백을 잡은 뒤 백 8의 가일수가 불가피할 때 흑 9로 달려가면 이것 역시 흑의 승리다.

과연 유 9단이 놓쳤던 그곳은 어디일까. 안형준 2단이 흑의 빈틈을 정확히 파악해 찔러 갈 수 있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