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화룡점정과 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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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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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형준 2단 ● 유창혁 9단
본선 5국 7보(103∼115) 덤 6집 반 각 3시간

백 ○가 분명 흑을 절단하는 강수지만 위협적이진 않다. 안형준 2단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다만 이런 수를 동원하지 않고는 그냥 앉아서 패한다. 변화를 줘야 기회가 생긴다.

그래도 절망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백 ○ 이후 유창혁 9단은 얄미울 정도로 정확한 수순을 밟고 있다. 흑 13, 백 14까지 궁도를 만들면 살 수 있다. 프로니까 좀 멋을 부린다면 참고1도 흑 1, 3을 선수해 귀의 백 집을 줄이고 사는 진행이 될 것이다.

만약 백이 참고 2도 백 2로 반발하면 어떻게 될까. 대마 수상전이 걸려 부담스러운 듯하지만 흑 7까지 흑이 여유 있게 이기는 수상전이다. 프로들에겐 한눈에 보이는 수순.

흑은 이제 그림을 거의 완성하고 마지막으로 눈만 그리면 된다. 화룡점정이다. 그런데 유 9단은 갑자기 더 완벽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좌변에 끊긴 흑 석 점마저 살리고 싶은 유혹에 빠졌다. 참고 1도처럼 살기 전에 흑 15를 선수하려고 했다. 우상 백 대마의 생사가 걸려 있기 때문에 당연히 백이 가일수할 것으로 믿었던 것.

그러나 흑 15는 바둑을 진흙탕으로 빠뜨린 수였다. 사족. 쓸데없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한 유 9단의 욕심이 화를 불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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