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달콤… 새콤… 매콤… 혀끝에서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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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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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계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식과 일식 그리고 미국 중심의 양식 일색이었던 외국 음식 시장에 미세하지만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는 것. 중동 국가들의 디저트, 쌀국수를 포함한 베트남 음식, 멕시코 음식, 스페인 음식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 같은 제3세계 음식들은 새로운 맛 탐험을 즐기는 ‘미각 트렌드 세터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설탕 양 줄인 중동 디저트

17∼2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특1급 호텔 그랜드하얏트서울의 레스토랑 ‘델리’에서는 시리아의 디저트를 소개하는 ‘시리안 스위트’ 행사가 열렸다. 시리아의 디저트는 중동 디저트를 대변할 정도로 유명한데, 파크하이엇 두바이의 시리아 출신 파디 칼코시 주방장을 초청해 17종류의 시리아 디저트를 선보였다. 호텔 직원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한 중동 후식을 소개하는 행사가 실패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결과는 대성공. 다른 행사와 비교해 매출 13% 신장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시리아 디저트는 레반트 지역의 솔, 캐슈너트, 피스타치오, 아몬드 같은 견과류와 마른 대추야자, 살구 등 좋은 품질의 재료를 사용하며 앙증맞을 정도로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 한 입에 먹기 좋은 것이 특징이다. 유럽 디저트와 달리 작은 아이템들이 많아 예쁜 박스에 포장해 선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번 행사 기간 가장 인기 있었던 디저트는 ‘와르다트 아몬드’와 ‘초콜릿 바클라바’, ‘아시에 바클라바’ 등이었다. 원래 이 디저트들은 설탕 시럽을 많이 사용해 혀가 얼얼할 정도로 단 것이 특징인데 이번에 소개한 시리아 디저트들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설탕 시럽의 양을 많이 줄였다. 레스토랑 델리에서는 인기가 많았던 제품의 경우 행사 기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 멕시코 레스토랑도 계속 증가

멕시코의 음식은 낯선 느낌이긴 하지만 맛은 우리 음식과 비슷해 친숙한 것이 특징이다. 그릴에 구운 고기류와 각종 신선한 채소들을 소스들과 함께 먹을 수 있어 최근 관심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인기를 반영하듯 멕시코 레스토랑 ‘온더보더’는 2007년 10월 신촌점 오픈을 시작으로 2008년 코엑스점, 2009년 타임스퀘어점을 오픈했으며 분기별 40%씩 성장하고 있다.

국내 멕시코 요리 전문점에서는 쇠고기나 닭고기 등을 야채와 함께 토르티야에 싸 먹는 멕시코 요리의 대명사인 파이타에 숯불향이 더 많이 배어 나도록 해 한국인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또 과거에는 레스토랑 대부분이 멕시코 요리의 기본인 토르티야를 냉동된 것으로 사용한 것과는 달리 요즘은 직접 반죽해 화덕에 굽는 등 더욱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주효하고 있다.

온더보더는 테이블에서 직접 만들어 주는 웰빙 멕시코 요리도 제공하고 있다. ‘과일의 보석’이라 불리는 아보카도를 주재료로 하는 ‘과카몰레 라이브’가 대표적. 아보카도에는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과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등이 골고루 들어있어 노화 방지는 물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 정통 베트남 요리 찾는 사람도 늘어

베트남 요리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제는 한국식 베트남 요리가 아닌 ‘정통’ 베트남 요리를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의 레스토랑 ‘그랑 카페’에서는 11월 1일까지 4인의 여성 베트남 요리 전문가가 펼치는 ‘베트남 요리 뷔페’가 열린다.

특히 이번에 초청된 요리사들은 베트남 최대 도시인 호찌민 시의 베트남 전통음식연구회 소속 연구원들이어서 베트남 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5가지 아이템이 뷔페로 마련된다. 메콩 강 삼각주식 요리인 새우롤, 베트남 북부 요리인 달팽이 생강소스 요리, 오징어 샐러드 등도 맛볼 수 있다. 이번 한국 방문이 처음인 쩐투이짱 조리사는 “많은 고객이 처음 접해 보는 베트남 요리의 다양성에 놀라는 눈치였다”며 “굳이 베트남까지 가지 않아도 본토의 정통 맛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이 아닌 일반 베트남 음식점의 인기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음식점인 ‘빈 하롱’은 ‘분짜조’라는 베트남식 튀김만두로 유명하며 쌀국수도 북부 베트남식을 선보여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좋다. 이 밖에도 빕스에서는 베트남 대표 비빔 쌀국수 요리인 ‘분보싸오’로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 ‘화끈한’ 스페인 요리도 관심

스페인 요리는 멕시칸 요리보다 더 생소할 수 있지만 서울 홍익대 앞, 신촌이나 신사동 가로수길 등 레스토랑에서 조금씩 선보이기 시작해 인기를 얻고 있다. 스페인 요리의 대표는 ‘파에야’다. 스페인식 볶음밥인 파에야는 고슬고슬한 밥에 각종 해산물이나 고기류 등을 넣어 만든 것으로 우리나라 입맛과 닮아 있어 부담감 없이 즐길 수 있다.

가로수길의 스페인 요리 전문점 ‘스페인 클럽’과 용산구 이태원 근처의 ‘라플란차’ 등이 최근 관심을 받는 스페인 요리 전문 레스토랑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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