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한민족 모두 한글 옷 입는 날로”

  • 입력 2009년 9월 2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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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훈 총장이 대전 서구 도마동 배재대 총장 집무실에서 한글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그는 외부 손님이 오면 늘 이런 복장으로 맞아 한글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다. 사진 제공 배재대
정순훈 총장이 대전 서구 도마동 배재대 총장 집무실에서 한글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그는 외부 손님이 오면 늘 이런 복장으로 맞아 한글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다. 사진 제공 배재대
한국어세계화재단 이사장 정순훈 배재대 총장

“한글을 놓고는 누구도 반목하지 않습니다. 한글날은 남북한 주민과 해외 동포, 대통령과 서민 모두 한글 옷(한글이 쓰인 옷)을 입고 출근하고 근무하는 국민적 축제일이 돼야 합니다.”

한국어세계화재단 이사장인 배재대 정순훈 총장(57)이 ‘한글날(10월 9일) 한민족 한글 옷 입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글과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이를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행사다.

정 총장은 올해 한글날인 다음 달 9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과 대전시청 광장에서 ‘한글날엔 한글 옷을!’을 주제로 전 국민 한글 옷 장만하기, 한글 옷 입고 등교 및 출근하기, 한국어 배우는 외국인 및 저소득층에 한글 옷 증정하기 등의 캠페인과 아름다운 한글 옷 디자인 공모전 등을 갖는다. 그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에는 한글날 국감은 한글 옷을 입고 해달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지난해 말 ‘한글날 한글 옷 입기 세계대회 조직위’를 만들어 위원장을 맡은 뒤 분위기 조성에 노력해 왔다. 총장실에 외부 손님이 오면 정장 대신 한글 옷을 입고 만나고 학교 공식행사나 외부의 행사에도 자주 이런 옷차림으로 나간다. 한글 옷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 운동을 해외로도 확산시키고 있다. 배재대에 한국어 교재 제작을 지원한 삼성전자와 해외교포 등의 후원을 받아 홍콩, 인도네시아, 미국 뉴욕, 아르헨티나, 카자흐스탄, 러시아, 몽골, 중국 등에 한글 옷 1만 벌을 보내 한글날 당일 현지 교민이나 유학생, 한국어 학습자들이 입도록 했다. 올 6월 25일 열린 ‘세계한인회장대회’에도 한글 티셔츠 400장을 제공했다. 11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세계한인상공인대회’에도 참가자 3000명이 입을 한글 옷을 보낼 계획이다.

그는 2003년 총장 부임 직후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학부과정에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과’를 개설한 데 이어 해외 7개국 자매대학 30곳에 ‘배재한국어교육센터’를 설립해 한국어를 보급했다. 이 공로로 2007년 비(非)전공자로는 처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어세계화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한글은 대한민국 최고의 브랜드로 디자인만 잘하면 한글 옷이 영어 옷보다 훨씬 매력적일 수 있어요. 한글 옷 입기가 해외에서 확산되면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크게 높일 수 있고요.”

정 총장은 “올해는 직장과 학교, 가정에서 한글 옷을 한 벌씩 미리 준비했다가 한글날에 꼭 입어 우리 문자에 축배를 들어주자”고 당부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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