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삶과 세상 축하하는 음악 들려주겠다”

  • 입력 2009년 9월 1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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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울 역삼동 내한공연 프레저베이션 홀 재즈밴드

한국에 온 외국인 친구가 “한국의 전통 대중음악을 만나고 싶다”고 하면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1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첫 내한공연을 여는 ‘프레저베이션 홀 재즈 밴드’는 ‘미국의 김덕수패’로 부를 만한 재즈 밴드다.

1961년 뉴올리언스 프렌치쿼터 거리의 미술관 건물을 개조한 공연장에서 연주를 시작한 뒤 멤버를 교체하며 48년 동안 한자리를 지켰다. 루이 암스트롱, 벙크 존슨 등 유명 트럼펫 연주자들도 프레저베이션 홀을 거쳐 갔다. 2월 개봉한 뉴올리언스 배경의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 이들의 음악이 쓰이기도 했다.

31일 오전 LG아트센터에서 이 밴드 멤버 어니 앨리(67·드럼), 마크 브러드(36·트럼펫), 찰리 가브리엘(77·클라리넷), 리키 모니(57·피아노·왼쪽부터)를 만났다. 삼촌인 트럼펫주자 존 브루니어스가 지난해 세상을 떠난 뒤 자리를 물려받은 브러드는 “뉴올리언스 재즈는 박물관의 유물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우리가 매일 연주하는, 현재의 음악”이라고 말했다.

“재즈에 대한 책을 쓰는 사람들이 우리의 음악에 ‘1910년대 딕시랜드(Dixie Land·미국 남부) 재즈’니 하는 꼬리표를 붙였죠. 난 그냥 어렸을 때 부모가 손에 쥐여준 악기를 만지면서 듣고 자라온 음악을 하고 있을 뿐이에요. 뉴올리언스 재즈는 삶과 세상을 ‘축하하는’ 음악입니다. 그것을 평생 즐기는 삶만큼 멋진 것이 또 있을까요?”(가브리엘)

모니는 “같은 곡을 연주해도 그날그날 장소와 청중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진다”며 “한국 관객의 열정이 우리와 함께 어떤 음악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동아일보 손택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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