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음악을 세계인의 소리로”

  • 입력 2009년 8월 29일 02시 59분


국악그룹 ‘들소리’ 10월 덴마크 월드뮤직엑스포서 첫 초청 공연

“한국 청중에게는 ‘우리 전통음악은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있는 것 같아요. 외국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우리 청중에게 다가갈 기회도 더 많아지겠죠.”

전통음악그룹 ‘들소리’가 10월 30일 덴마크 코펜하겐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제15회 월드뮤직엑스포(WOMEX)에 참가한다. 리더 전현숙 씨(29·사진)는 “외국에서 한국 음악을 들으러 오는 관객은 대부분 새로운 소리에 흥미를 갖고 귀를 열려 하기 때문에 편안히 소통할 수 있다”며 기대와 자신감을 나타냈다.

유럽 주요 도시를 돌며 매년 개최되는 WOMEX는 세계 각국 뮤지션들이 다양한 민속음악을 선보이는 월드뮤직 박람회. 한국 뮤지션이 참가비를 내고 ‘오프 쇼케이스’ 무대에 오른 경우는 있었지만, 음악시장 관계자들의 공식 평가를 받는 쇼케이스 무대에 초청받은 경우는 들소리가 처음이다. 21∼31세의 국악 전공자 15명으로 구성된 들소리는 1990년 현재의 형태를 갖춘 뒤 일본, 동남아, 미국, 유럽 등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며 한국 전통음악을 해외에 알리는 활동을 펼쳐왔다. 세계 관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파키스탄 종교음악 ‘크발리’ 등 다른 나라 민속음악의 특징을 연주에 응용하기도 한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연습실에서 만난 들소리 단원들은 코펜하겐에서 연주할 창작모음곡 ‘비나리’ 중의 ‘법고(法鼓) 시나위’ 연습에 한창이었다. 소낙비를 흩뜨리듯 긴박하게 달려가는 법고 독주 위에 거문고, 가야금, 모듬북 소리가 차례로 슬그머니 올라타더니 이어서 콸콸 쏟아지는 폭포처럼 시원한 소리를 뿜어냈다.

“작년에 처음 공연을 찾은 한 멤버의 부모가 ‘우리 딸이 이렇게 재미있는 음악을 하는지 몰랐다’며 놀라시더군요. 우리 청중에게도 우리 음악의 진수를 느끼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나가고 싶습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동아일보 손택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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