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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8월 27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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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엄기영 사장(사진)이 26일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업무보고에서 “노조와 맺은 단체협약에 편성권 인사권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조항들이 있으며 이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엄 사장이 경영이나 인사에 대한 노조의 개입을 가능하게 한 단협에 대해 개정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노조는 단협과 공정방송협의회 운영규정을 통해 보도 제작 편성 등에 대한 경영진의 개입을 막았으며 해당 국장의 인사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엄 사장은 이날 업무보고가 끝난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힌 뒤 “최근 경영 위기에 대한 책임을 공감하고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며 “문제점들에 대한 실행 방안을 마련할 것이고 그 성과가 미흡하면 스스로 재신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MBC는 올해 상반기 394억 원의 적자를 냈으며 2008년 경영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차장급 이상 간부가 72%에 이를 정도로 기형적 인력 구조를 지니고 있다. 엄 사장은 지난해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등으로 논란을 빚은 데 대해서도 “방송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미흡했던 점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날 업무보고에 함께 참석한 이재갑 TV제작본부장은 PD수첩의 광우병 편과 관련한 재판에 대해 “법원이 요구하면 원본테이프를 넘기겠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PD수첩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문진의 지적이 나오자 “진상조사에 다시 나설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방문진은 이번 주말 추가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은 뒤 9월 2일 이사회를 열어 엄 사장 재신임 관련 논의를 할 계획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