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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8월 27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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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겨냥한 납량특집 드라마들이 시청률 부진의 된서리를 맞고 있다.
MBC는 심은하 주연의 ‘M’(1994년)과 이승연의 ‘거미’(1995년) 이후 14년 만에 안방 공포물의 부활을 알리며 ‘혼’(수목 오후 9시 55분)을 선보였지만 “신선하다”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기대 이하였다. 5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11.5%(TNS 미디어코리아)로 출발한 혼은 6일과 12일 12%까지 올랐다 20일 9.1%로 추락했다. ‘M’이 30%대 후반의 평균 시청률을 올렸지만 ‘혼’은 10% 내외에서 맴돌고 있는 것.
‘혼’은 억울하게 죽은 영혼이 몸에 들어온 ‘하나’(임주은)와 범죄심리학자 ‘신류’(이서진)가 학교폭력, 사이코패스 등 여러 사회 문제와 연관된 사건을 파헤친다는 내용. 임주은을 비롯한 신인 연기자들의 연기도 무난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여고생이 옥상에서 떨어지는 장면이나 사람을 흉기로 여러 번 찔러 살해하는 등 자극적인 장면이 논란을 빚었다. 일본 공포영화 ‘주온’을 연상시키는 장면들도 많았다.
KBS2 ‘전설의 고향’(월화 오후 9시 55분)은 10일 첫 방송 이후 5% 안팎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평균 17.7%를 올린 것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1977년 첫 방송을 시작한 ‘전설의 고향’은 올해도 권선징악의 기본 테마와 함께 “이 이야기는 ∼ 무슨 교훈을 줍니다”라는 마지막 내레이션까지 똑같다. 한결 자연스러워진 컴퓨터그래픽과 함께 흡혈귀(혈서)나 저주받은 책 등 소재도 다양해졌으나 시청률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영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전설의 고향이 새로운 시도를 하기는 했지만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에는 부족하다. 최근 퓨전 사극이 대세임에도 기존 사극의 형태를 답습한 설정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혼’에 대해서는 “TV는 소재와 표현에 있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지만 공포 영화에 익숙한 신세대들의 기대치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