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제 역할 하도록 바로잡겠다”

  • 입력 2009년 8월 8일 02시 59분


이진강 방통심의위원장 취임… “심의내용 공개해 신뢰도 높일 것”

“현재 방송과 통신의 역할과 기능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대로 하게끔 바로잡아주고 ‘함께 잘해가자’고 북돋아주는 게 위원회가 할 일입니다.”

7일 취임한 이진강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66·사진)은 방송과 통신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고 오락과 교육 서비스로 즐거움과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방송과 통신이 그런 역할을 제대로 못해 아쉽게 생각해온 점들이 있다”며 “단시간에 정상적인 본래의 기능으로 돌려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방송통신심의위 제17차 임시회의에서 재적 위원 9명 중 8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2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최근 사퇴한 박명진 전 위원장의 잔여 임기인 2011년 4월 16일까지 위원장직을 맡는다.

이 위원장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보도한 방송을 다룰 때 어느 쪽이 옳고 그르냐는 판단의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원들이 여당에서 추천을 받았건 야당에서 받았건 위원이 된 후에는 독립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열린 취임식에서 “위원들이 외부의 부당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별위원회를 개편해 위원들의 업무를 돕는 위원보좌관제도를 신설하고, 심사 결정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가급적 심의회의 내용을 공개하며 심의결정서를 판결문 수준으로 작성해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규제는 가급적 자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화와 교육, 지도 위주로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며 “위원회 업무가 사후 규제 성격이지만 합리적 심의기준을 마련해 자율적인 사전심의 풍토를 조성하는 데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계약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차별 임금 철폐’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노조에 대해 ‘안타까운 일’이라며 “파업 이유가 무엇인지 조속히 파악해 합리적인 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고려대 법학과 출신으로 사법시험(5회)에 합격한 뒤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제44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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