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기술 사이, 건축의 줄타기

  • 입력 2009년 7월 15일 02시 59분


서현 한양대교수 11년 만의 신간 ‘건축을 묻다’

1998년 저서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를 통해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건축적 요소의 인문학적 의미와 가치를 알기 쉽게 짚어냈던 서현 한양대 교수(46)가 11년 만에 새 책 ‘건축을 묻다’(효형출판·사진)를 냈다.

‘예술, 건축을 의심하고 건축, 예술을 의심하다’라는 부제에서 보듯 서 교수는 젊은 시절 마음먹었던 세계 건축기행을 마친 뒤 ‘건축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물음에 대해 차근차근 파고들었다.

저자는 “여러 층의 입체 격자 그물”을 닮은 세상의 여러 학문과 예술을 통해 건축을 바라본다. 자연히 책의 시선은 르코르뷔지에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같은 건축가의 작업에 머물지 않았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비트겐슈타인 등 고금의 철학자와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베르니니 등 예술가들의 이론과 작품을 ‘건축 탐구’의 대상으로 삼아 꼼꼼히 짚어냈다.

“건축은 예술과 기술의 경계에서 존재 이유와 가치를 줄타기하듯 탐구해 왔다. …건축가는 인간의 생활 체계를 제안하는 사람이다. 비판적 성찰에 근거한 상상력을 무기로 삼아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건축가의 모습이다. 근원(arche)에 대한 탐구와 성찰의 답을 구조체(tecture)로 실행한 것이 건축(architecture)의 의미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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