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시켜먹는 외식” 요즘 식탁은 “內食시대”

  • 입력 2009년 6월 25일 22시 43분


'이제는 내식(內食) 시대다.' 밖에서 사먹기 보단 집이나 사무실로 배달해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주로 직접 장을 보고 요리를 할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부나 점심시간을 쪼개 일하는 바쁜 직장인들이 그렇다. 최근 이들을 공략해 배달 서비스에 나선 업체들이 새로운 '내식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신선한 식재료만 모아 매일 아침 집으로 배달

새내기 주부인 김홍선 씨(31)는 요리 '초짜'이지만 식단 걱정은 일찌감치 덜었다. 매일 아침이면 국이나 찌개부터 과일까지, 재료마다 붙어있는 순서와 방법에 따라 익히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배달받기 때문이다.

푸근한 '집 밥'을 먹고 싶어도 바빠서, 혹은 귀찮아서 먹지 못하는 맞벌이 부부나 싱글족 사이에선 식재료를 반 조리 상태로 포장해 보내주는 업체들이 인기몰이 중이다. 음식 전문 배달업체 '매직테이블'은 사업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정규 배달 고객 700여 명을 확보했다. 이 업체는 국내 각 산지(産地)에서 직접 조달해 가공한 야채와 고기 등 신선한 식재료를 요리 직전 단계에서 진공 포장해 간단한 조리법과 함께 집으로 배달해준다. 원하는 배달 횟수 및 날짜도 직접 고를 수 있어 회식이 있거나 밖에서 사먹게 되는 날은 피해서 주문할 수 있다. 안현철 매직테이블 사장은 "대형마트에서 파는 대용량 식재료를 직접 사 먹는 것보다 딱 필요한 양만 배달해 먹으면 오히려 약 20% 가까이 식비를 아낄 수 있다"며 "입소문을 타고 찾는 고객들이 빠르게 늘고 있어 올해 매출을 10억 원 이상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므라이스나 커피도 배달시켜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외식업계도 최근 배달 서비스를 새로운 불황 타개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이 공략하는 대상은 주로 매장 인근 사무실 직원들. 오므라이스 전문점인 오므토토마토는 최근 분당신도시 서현점에서 '오므토토마토 홈 서비스'를 시작했다. 2인분 이상 주문할 경우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배달해 주다보니 인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점심 혹은 야식 메뉴로 인기다. 오므토토마토 측은 "배달 서비스가 매출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함에 따라 기존에 매장 위주로 전개하던 마케팅을 배달 서비스 쪽으로도 강화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처음 시도한 한국맥도날드 역시 그 인기를 반영해 지난해부터는 서울과 경기 등 주요 매장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특정 매장에 따라 최대 40~50인 분까지 인근 지역으로 배달해준다. 파티를 여는 경우 고객이 원하는 컨셉트에 따라 분위기 연출까지 덤으로 해준다. 배달 서비스는 음료 업체들도 빠지지 않고 제공한다. 스무디킹은 서울 여의도나 명동점 등에서 3만 원 이상 구매하면 별도 배달료 없이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배달해준다. 스타벅스와 커피빈은 전 매장에서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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