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 28가지

  • 입력 2009년 6월 9일 10시 09분


"안 돼요! 저는 아직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걸요. 그건 너무 가혹하다고요. 지금껏 착하게만 살아왔는데 왜 제게…. 결혼은, 결혼만은 하고 싶지 않아요." (4쪽)

'종신 결혼'을 선고한다는 목소리에 여자는 괴롭게 외친다. 결혼 생활에 대한 장밋빛 환상은 없다. 여자는 엄마처럼은 살고 싶지 않다고도 소리친다. 그러자 목소리가 다시 여자에게 대답한다. "비혼하세요, 그럼."

여성주의 커뮤니티 '언니네'를 운영하는 '언니네트워크'가 비혼(非婚) 생활의 사례를 모은 책 '언니들, 집을 나가다'를 출간했다. 결혼하지 못한 상태를 뜻하는 미혼(未婚)과 달리 비혼은 결혼하지 않은 상태를 뜻하는 말.

독신과 동거 등 다양한 비혼 여성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저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대단한 사회운동이나 반항심리 또는 과도기적 현상이 아니며 "지속적으로 확장되어갈 유력한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서 '결혼은 선택'이라고 답한 여성(46.8%)이 필수라고 답한 여성(46.5%)을 앞지를 정도로 여성들의 결혼관이 바뀌고 있다는 것.

이들이 '비혼' 생활을 선택한 이유는 불행했던 가정의 기억, 주체적인 삶의 열정, 자유로운 삶에 대한 동경 등 다양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결혼하지 않고 사는 삶이 더 행복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저자들이 전하는 주위의 반응은 "병이라도 걸리면 어떻게 할래?""도둑이라도 들면 어떡해?""그래도 남자 하나는 있어야지?" 등 걱정하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이런 질문에 통계를 인용해 답하기도 하고, 여성들의 공동체를 언급하기도 하며, 자신감 있게 그런 위험에 대처하겠다고 답하기도 한다.

28가지 비혼의 삶을 보여준 저자들은 결혼하지 않는 삶에 이토록 다양한 색채와 방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쓴 이 책이 '비혼할 자유'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연합뉴스·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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