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성 없는 현대건축 냉정한 시선으로 분석

  • 입력 2009년 5월 20일 02시 58분


건축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감상과 실용의 균형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아파트 발굴사’(효형출판)와 ‘약한 건축’(디자인하우스)은 우리 시대의 건축에 가까이 다가가 냉정한 시선으로 분석한 책이다.

‘대한민국 아파트 발굴사’는 지난해 작고한 장림종 연세대 교수가 제자 박진희 씨와 함께 썼다. 종암아파트, 힐탑아파트, 남아현아파트 등 1960, 70년대에 지어진 오래된 아파트를 실측해 도면 자료를 만들고 그곳 사람들이 남긴 자취를 짚었다. 낡은 것은 당연한 듯 쉽게 없애고 다시 짓기를 반복하는 한국 건축 현장에 대한 은근한 비판 의식이 녹아 있다.

구마 겐고 일본 게이오대 교수가 쓴 ‘약한 건축’은 세계 유명 건축가가 경쟁하듯 랜드마크를 짓고 있는 서울의 현실을 새삼 돌아보게 만든다. 저자는 “브랜드를 얻고 창조성을 잃은 스타 건축가”를 비판하면서 “어디선가 본 듯한 풍경이 세계 각 도시에서 되풀이되고 있다”고 썼다.

“세계 전 지역에서 수많은 일을 한꺼번에 떠맡은 유명 건축가가 유사한 스타일을 반복하지 않으리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스위스의 작은 마을 할덴슈타인에 은둔하듯 머무르며 소규모 스튜디오 작업만 하고 있는 올해 프리츠커상 수상자 페터 춤토르 씨를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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