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661>朋友死하여 無所歸어든 曰, …

  • 입력 2009년 5월 20일 02시 58분


논어 ‘鄕黨(향당)’편의 이 章은 공자가 朋友와 사귄 義理(의리)를 기록했다. 朋友는 友朋으로도 적는다. 親舊(친구)는 본래 가까운 親戚(친척)과 오랜 知人(지인)인데, 朋友의 뜻으로 사용한다.

無所歸는 遺骸(유해)를 받아줄 가까운 친척이 없음을 말한다. 於我殯은 내 집에 빈소를 두라는 뜻이다. 殯은 장례를 치르기 전까지 棺(관)을 안치해 두는 곳을 말한다. 천자, 제후, 대부는 각각 7, 5, 3개월간, 士(사)는 2개월간 관을 빈소에 두었다. 예기 ‘檀弓(단궁)’편에 보면 빈객이 묵을 집이 없자 공자는 “살아서는 내 집을 집으로 삼고 죽어서는 내 집을 빈소로 삼으라”고 했다. 이 章에서는 빈소로 삼으란 말만 있다. 하지만 공자는 살아서 갈 곳 없는 붕우에게 “내 집을 집으로 삼으라”고 했을 것이다. 饋는 贈物(증물)이다. 붕우 사이에는 물건을 주면 절을 하고 받았으나 공자는 재물을 통해 쓰는 것이 붕우의 義理라고 여겨 車馬 같은 고가품을 받아도 禮拜(예배)하지 않았다. 다만 친구가 제사에 쓴 고기를 나누어줄 때는 그의 조상을 친조상처럼 여겨 禮拜하고 받은 것이다.

논어 ‘憲問(헌문)’편에 보면 공자가 외출에서 돌아오니 붕우 原壤(원양)이 와 있었는데 한쪽 무릎을 세운 채로 있을 뿐 禮를 갖추지 않았다. 공자는 “어려선 공손하지 못하고 자라선 도를 이어받음이 없으며 늙어서도 죽지 아니하니, 이는 도를 해치는 자다”라 하면서 지팡이로 그의 정강이를 툭툭 쳤다. 붕우를 野薄(야박)하게 대하지 않는 이런 아름다운 交道(교도)가 존재한다면 외롭다고 한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