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밥 잘 먹고 채소 잘 먹고…이제는 똥누는게 즐거워!

  • 입력 2009년 4월 18일 02시 58분


◇황금똥을 눌 테야/박성근 글·윤정주 그림/32쪽·9500원·웅진주니어(3∼6세)

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한 뒤 한 번쯤 변비 때문에 걱정하지 않은 부모는 거의 없다. 똥을 누지 못해 우는 아이를 달래는 일만큼 힘들고 가슴 아픈 일도 드물다. 병원에 데려가고 좌약을 넣어 급한 불은 끄지만 근본적 치료는 바른 식생활과 배변습관.

주인공 ‘민이’는 오늘도 변기에 앉아 끙끙대고 있다. 똥은 마려운데 아무리 힘을 줘도 배만 아프다. 기껏 나온 게 콩알만 한 한 덩어리. “난 똥 누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어”라며 민이는 울음을 터뜨린다. 그때 화장실에서 누군가가 민이에게 “어쩌다가 이렇게 똥을 못 누게 됐니”라며 속삭인다. 녀석은 황금똥. 황금똥의 질문에 민이는 나름의 답을 찾아본다. 똥이 마려워도 노느라 꾹 참은 일도 있었고, 밥을 잘 안 먹고 군것질을 많이 했으며, 채소와 과일도 거의 안 먹었다고 털어놓는다. 민이의 얘기를 들은 황금똥의 진단. “너 변비에 걸렸구나!” 황금똥은 심각한 얘기를 늘어놓는다. 변비에 걸려 똥이 몸속에 오래 머물면 얼굴에 뾰루지가 잔뜩 생기고 배는 풍선처럼 빵빵해질지도 모른다고 겁을 준다.

건강해야 눌 수 있는 게 황금똥이라며 자랑하는 녀석은 민이가 먹는 음식들에 식이섬유가 부족하다고 한다. 식이섬유는 다른 영양소처럼 소화되거나 부서지지 않고 그대로 큰창자까지 내려가서 똥을 만드는데, 식이섬유를 잘 먹어야 똥이 많이 만들어지고 똥 누기도 그만큼 쉬워진다는 것. 녀석은 곡류와 버섯, 해조류와 과일, 채소에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다고 말한다. 잘난 척하며 유산균 얘기도 꺼낸다. “똥을 잘 누려면 유산균이 든 음식을 먹는 것도 좋아”라며 유산균이 큰창자를 튼튼하게 하고 잘 움직이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유산균이 어디에 많으냐고 묻자 황금똥의 대답. “김치와 청국장, 요구르트, 된장찌개가 있잖아.”

황금똥은 먹는 습관뿐 아니라 규칙적인 배변습관도 중요하다며 민이를 끌고 화장실로 간다. 아침밥을 먹고 나서 변기에 앉는 식으로 매일 같은 시간에 아침밥을 먹고 화장실에 가서 똥을 누는 게 중요하다는 게 녀석의 충고다. 큰창자가 가장 잘 움직이는 시간이 아침이란다.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그것도 변비를 불러올 수 있으니 조심하라며 녀석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녀석의 말대로 따라한 민이는 커다란 황금똥을 눈 뒤 신나서 달려 나간다. “이제는 똥 누는 게 즐거워!” 소아과의사인 저자는 배 마사지 방법과 설사를 하는 이유 등도 책에 담았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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