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내 작품, 우울했던 성장기 때문”

  • 입력 2009년 3월 26일 02시 58분


볼로냐아동도서전서 만난 인기 청소년소설 작가 알몬드 씨

“청소년문학에 대한 별다른 정의는 없는 것 같습니다. 판타지든, 로맨스든, 우울한 작품이든 그 끝에 성장을 통해 느끼는 감동과 진실함을 담고 있다면 말입니다.”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청소년소설 ‘스켈리그’의 작가 데이비드 알몬드 씨(58·사진)가 24일 오후 볼로냐아동도서전을 찾았다. 스켈리그는 상처를 간직한 소년이 관절염을 앓는 천사와 교감하면서 세상을 배우고 성장해간다는 내용으로 세계 30개국에서 번역 출판됐다. 한국에서는 소설가 김연수 씨가 이 작품과 더불어 ‘푸른 황무지’를 번역해 내놨다.

영국 출신인 작가는 “7세 때 여동생이 죽고, 10대 때 아버지를 잃었던 우울한 성장기가 반영되어서인지 내 작품에는 청소년 소설인데도 어두운 색채가 짙다”면서 “결국 혼란과 고통과 상처를 극복해가는 과정 자체가 삶이기에,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업 작가가 되기 전 우편배달부, 교사, 호텔 포터 등을 했다는 그는 “드디어 글만 써서도 살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도 “평범한 일상에서 글의 영감을 얻기 위해서 이웃들과 자주 교류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현실에 토대를 두고 있음에도 천사나 유령 등 판타지 요소를 담고 있는 게 특징이다. 작가는 “가상 세계보다 현실을 이야기하는 편을 선호하지만 가끔 세상이 이상하게 느껴지거나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다”며 “그럴 때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보여주고 싶어서 판타지 요소를 차용해온다”고 말했다.

“10대는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시기입니다. 청소년 독자들이 내 책을 읽으며 그런 심리 변화가 자연스러운 것임을 이해하기 바랍니다.”

볼로냐=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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