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터지자 재소자-민간인 3400명 학살”

  • 입력 2009년 3월 3일 02시 58분


진실委 “형무소 갇혀있던 보도연맹원 軍-경찰에 희생”

6·25전쟁 발발 직후 형무소에 갇힌 재소자와 민간인들이 한국 군인과 경찰에 의해 희생된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2일 “1950년 7월부터 9월까지 부산·마산·진주형무소 등에 수감된 재소자와 민간인 3400여 명이 육군본부 정보국, 헌병대, 경찰, 교도관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576명”이라고 밝혔다.

‘전국 형무소 재소자 희생사건’은 제주도 4·3사건과 여수·순천 10·19사건 등으로 인해 전국 형무소 20여 곳에 수감 중이던 최소 2만여 명의 재소자와 예비검속(혐의자를 미리 잡아 놓는 일)으로 형무소에 구금된 국민보도연맹원들이 6·25전쟁 직후 군경에 의해 집단 학살된 사건이다.

진실위가 1950년 당시 재소자인명부, 수용자신분장, 교정통계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부산경남지역 형무소에서 희생된 대다수 재소자는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산골짜기나 바다로 끌려가 집단 학살됐다.

당시 군경은 재소자들이 남하하는 인민군에 동조할 우려가 있어 학살한 것이라고 진실위는 설명했다. 진실위는 이 사건에 대해 2006년 11월 직권조사를 시작했고, 아직 조사 중인 675건에 대해 올해 안에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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