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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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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일본에서 활동한 조선인 아나키스트의 투쟁과 역사를 정리한 책이 나왔다. 아나키스트 연구에 매달려온 강남대 김명섭(사학) 박사가 쓴 ‘한국 아나키스트들의 독립운동-일본에서의 투쟁’(이학사)이다.
저자는 일왕 폭살 계획을 세웠다는 혐의로 23년간 옥고를 치른 박열(朴烈·1902∼1974)과 일부 인사들뿐 아니라 그동안 조명받지 못했던 재일 조선인 아나키스트들을 발굴해냈다.
그는 1923년 박열이 구속되면서 재일 아나키스트들이 위축된 것이 사실이지만 1920년대 후반 이후 활발하게 활동한 인물들이 있었다고 말한다. 1930년대 중반 항일운동의 조직화 차원에서 일본의 대표적인 아나키스트 단체였던 일본무정부공산당의 중책을 맡은 조선인 이동순과 한국동 등이 대표적이다.
이동순은 1934년 1월부터 도쿄의 한인 아나키스트 단체인 조선동흥노동동맹과 자유청년연맹의 기관지 흑색신문 발행을 담당했다. 그는 1935년 10월 일본무정부공산당에 입당한 뒤 당시 대표적인 조선인 아나키스트 단체들의 통합을 꾀하다 같은 해 11월 일본 경찰의 대대적인 아나키스트 검거 때 붙잡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한국동은 1934년 11월 일본무정부공산당에 입당해 간사이지방위원회 준비회 위원을 지냈다. 그도 1935년 11월 붙잡혀 기소됐다.
1940년대 전시 총동원 시기를 대표하는 한인 아나키스트 비밀결사 조직으로는 문성훈 이종문 정갑진 등이 주도한 건달회가 있었다고 한다. 1940년 6월 결성된 건달회는 강력한 아나키스트 조직의 재건을 의미하는 ‘건(建)’과 목적 달성을 뜻하는 ‘달(達)’을 조합한 이름. 그해 12월 회원들이 모두 검찰에 붙잡히면서 해체된 건달회에는 ‘만주 등지에서 폭탄과 총기를 입수해 일본 왕궁과 참모본부 등을 습격할 계획을 세웠다’는 혐의가 붙여졌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