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젊음은 길들일 수 없다”

  • 입력 2008년 12월 9일 03시 00분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 2008’전에서 선보인 이진준의 영상작품 ‘붉은 문’.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 2008’전에서 선보인 이진준의 영상작품 ‘붉은 문’.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모색 2008’展 신예 17명 옹골찬 함성

‘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경기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젊은 모색 2008: I AM AN ARTIST’전의 메시지를 거칠게 요약하면 이렇다. 이 전시는 자본의 유혹에 타협하거나 대중적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예술의 다양성과 작가의 역할과 자존심을 고집스럽게 지켜나가겠다는 ‘젊은 그들’의 우렁찬 합창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1981년 첫선을 보인 이래 격년제로 개최되고 있는 ‘젊은 모색전’은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나갈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가장 오래된 기획전.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서도호 이불 최정화 이형구 등 300여 명이 이 전시를 거쳐 갔다. 이번에 선정된 작가는 강석호 고등어 권경환 김시원 김윤호 나현 릴릴 안두진 오석근 위영일 이완 이은실 이재훈 이진준 이혜인 임승천 최원준 등 17명. 작가마다 넉넉한 공간을 마련해준 덕에 회화, 설치, 영상 등 250여 점의 전시작을 통해 개별 작가의 역량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작가들은 참신한 설치작업을 다수 내놓았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고심하는 동안 줄어든 자신의 몸무게와 수면시간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입체화 한 김시원, 삶의 마지막 순간에 목격하는 최후의 장면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사진과 영상으로 풀어낸 이진준, 중앙아시아 사막에서 쏘아 올리는 로켓을 통해 인간의 정복과 탐욕을 보여주는 릴릴 등의 설치작업이 돋보였다. 회화 부문의 경우 옷과 손의 제스처로 사람의 표정을 담아낸 강석호, 문명과 야만의 속성을 거대한 벽화로 드러낸 이혜인, 전통 채색 방식에 대담한 상상을 결합시킨 이은실 등의 작업이 나왔다. 자신만의 배타적 영역을 만들고 집착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꼬집은 위영일, 유토피아를 향한 항해와 좌절을 입체작품으로 표현한 임승천의 작업도 흥미롭다.

전시는 내년 3월 8일까지. 관람료 3000원. 02-2188-6114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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