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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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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최진실 씨 사채 루머’를 한 증권 사이트에 올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증권사 여직원 백모(25) 씨의 신상정보가 8일 인터넷에 공개돼 ‘또 다른 마녀사냥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오전 인터넷상에는 백 씨의 사진과 미니홈피 주소 등이 나와 있는 글이 게재됐다. 일부 누리꾼이 “백 씨가 허위 소문을 인터넷에 퍼뜨려 결국 최진실 씨를 숨지게 했다”며 백 씨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출신 학교, 회사 등을 찾아내 이를 인터넷상에 퍼뜨린 것이다.
이에 대해 다른 누리꾼들은 “백 씨가 잘못한 것은 분명 맞지만 사법처리까지 받은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또 다른 마녀사냥”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그러나 백 씨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곧바로 백 씨를 비난하는 악플(악성 댓글)로 도배됐다.
백 씨의 신상정보는 7일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한 한인 사이트에 백 씨의 사진이 최초로 게재되면서 노출되었고 이것이 곧바로 국내 연예정보 사이트 등에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오후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경찰과 주요 포털 사이트는 백 씨 관련 게시물을 차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초 이런 사태를 우려해 백 씨와 관련된 신상정보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며 “최진실 씨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누리꾼들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이런 방식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려대 사회학과 현택수 교수는 “최 씨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일부 누리꾼이 백 씨에게 가하는 행동이 바로 최 씨가 당했던 그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인터넷 문화로는 제2, 제3의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누리꾼들은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