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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25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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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흘러간 LP판도 문화재가 되어야 합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대 문헌정보학과 김종천(56·사진) 교수의 연구실. 흰 장갑을 낀 김 교수가 LP 한 장 한 장을 조심스레 손질하고 있었다. 책상 위에는 양희은 김민기 펄시스터스 등의 초창기 앨범이 놓여 있었다. 김 교수가 소장하고 있는 1970년대 LP판 140여 점이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상명대 책사랑 갤러리에서 ‘70년대 한국 팝 LP음반전’이라는 이름으로 전시된다.
김 교수가 1970년대 LP판을 모으기 시작한 건 1980년대 말부터. 70년대 학번으로 포크 음악에 빠져 있던 김 교수는 우연히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 중고 앨범가게를 돌아다니다 LP판 수집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마치 걸신들린 것처럼 모았어요. 모으다 보니 팝 가요 LP판 3000여 장이 안방과 거실도 모자라 화장실에까지 침범했죠.”
소장 LP 중에는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희귀본도 많다. 그중에서 김 교수가 가장 아끼는 것은 김민기의 ‘친구’가 수록된 앨범(1971년). 김 교수에 따르면 “비매품이었던 이 앨범은 당시 음반점에서 진열하는 것 자체가 음반가게의 자랑거리였을 정도”였다. 이 밖에도 MBC 음악 공개방송에서 불렀던 노래들의 실황 앨범인 ‘맷돌’(1972년)과 ‘아침이슬’이 처음으로 담긴 양희은 1집(1971년) 등도 있다.
전시회와 함께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의 강연(29일)과 LP음악 감상회(5월 1일)가 진행될 예정이다. 02-2287-5194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