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 “아버지 그리움에 눈물이…”

  • 입력 2008년 4월 3일 03시 01분


노승석교수 ‘충무공유사’ 번역

난중일기서 빠진 32일치 확인

충무공 이순신(1545∼1598) 장군이 임진왜란 때 쓴 ‘난중일기’ 가운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일기가 새로 나왔다.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의 노승석 대우교수는 “현충사 소장 고서인 ‘충무공유사(忠武公遺事·17세기 말)’를 번역한 결과 현재 알려진 ‘난중일기 초고본’(1592∼1598년)과 ‘이충무공전서’ 목판본(1795년)에 없는 을미년(1595년) 일기 29일 치 등 모두 32일 치 분량의 일기 내용을 새로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충무공유사’는 17세기에 충무공의 글을 초서로 필사한 책이다.

이번에 나온 일기는 ‘충무공유사’ 가운데 ‘일기초(日記抄)’에 실려 있는 것이다. ‘일기초’는 ‘난중일기’ 초고본 가운데 325일 치 일기를 후대에 발췌해 필사한 것으로 이 중 을미년 일기 29일 치를 포함해 32일 치가 새로운 내용이다. ‘충무공유사’에 을미년 일기가 있다는 사실은 학계에 알려져 왔으나 지금까지 번역이 되지 않아 구체적 내용이 드러나지 않았다.

을미년 일기에는 ‘삼경(三更·밤 12시 무렵)에 꿈을 꾸니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오셔서…완전히 평소와도 같은 모습이어서 이를 생각하며 홀로 앉았으니 그리움에 눈물을 금하기 어려웠다’(정월 12일), ‘우리나라의 병사들이 쇠잔하고 피폐한데 이를 어찌하랴’(11월 4일) 등 충무공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 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원수(권율)가 근거 없이 망령되게 고한 일이 많았다…원수의 지위에 둘 수 있는 것인가’(4월 30일), ‘기만하는 말들이 무엇으로도 형상하기 어려우니 하늘과 땅 사이에는 이 원균처럼 흉패하고 망령된 이가 없을 것이다’(11월 1일) 등 권율(1537∼1599)과 원균(1540∼1597)과의 갈등을 보여 주는 대목도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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