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의 평범한 삶, 렌즈에 그대로

  • 입력 2008년 4월 1일 02시 53분


사진작가 정은진 씨, 동아미디어센터 신문박물관서 전시회

아프가니스탄에서는 3월마다 봄을 맞는 축제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신문박물관에 이 봄축제를 맞아 외출한 아프간 모녀의 사진이 걸렸다. 얼굴 표정에서는 가난이 역력하게 드러나지만 잘 차려 입은 전통의상은 곱고 화려하다.

1∼30일 이곳에서 열리는 보도사진작가 정은진(38) 씨의 아프간 사진전 ‘부르카 밑의 웃음소리’. 전시작 29점의 인물들은 이 모녀처럼 평범한 시민들이다.

정 씨는 “지난해 아프간 피랍사태 이후 한국에서는 아프간 하면 일단 부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며 “그곳 사람들의 평범한 삶을 사진으로 전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 씨는 2006년 8월부터 1년간 카불에 머물며 현지 표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지난해 9월에는 프랑스 ‘페르피냥 포토 페스티벌’ 경쟁 부문에서 아프간의 높은 산모 사망률을 다룬 연작으로 그랑프리를 받았다. 2월에는 경험담을 담은 책 ‘카불의 사진사’를 냈다.

정 씨는 서울대 동양화과와 뉴욕대 사진학과를 나와 미국에서 한인신문의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귀국한 뒤 최근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으로 가서 현지인들의 삶을 촬영했다.

“9·11테러 때 미국에 있었어요. 뉴스는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했죠. 그 답을 찾아 현장에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에요. 사진을 찍으면서 확인한 사실을 사진을 통해 세계에 전하는 게 제가 선택한 역할이에요.” 문의 02-2020-1850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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