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87>年光似鳥翩翩過, 世事如棋局局新

  • 입력 2008년 4월 1일 02시 53분


年光(연광)은 세월을 뜻한다. 光(광)은 사람 위에 불이 있는 모습으로 본의는 밝음이다. 밝음과 어두움이 교체되며 시간이 지나가니 光陰(광음)은 시간이나 세월을 뜻하는데, 光(광)만으로도 그런 뜻이 된다.

似(사)는 유사하거나 닮았다는 뜻이다. 鳥(조)는 새이다. 翩(편)은 빠르고 가볍게 나는 모습이며,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도 된다. 여기의 翩翩(편편)은 새가 재빠르게 날아가는 모습이다. 過(과)는 지나가다 또는 지나치다의 뜻이다.

過客(과객)은 지나가는 길손으로 장소를 지나가는 경우이고, 過去(과거)는 시간이 지나가는 경우이며, 過度(과도)와 過分(과분)은 정도와 분수가 지나친 경우이다. 그로부터 過誤(과오)처럼 잘못의 뜻도 나왔다.

如(여)는 같다는 뜻으로 앞의 似(사)와 짝이 된다. 棋(기)는 碁(기)와 같으며 바둑인 圍棋(위기) 또는 將棋(장기)를 가리킨다.

局(국)은 본래 口(구)와 尺(척)이 합해진 글자로, 실수 많은 입이 법도의 의미인 자에 의해 제약된 모습이다. 즉 구속되거나 국한되다의 뜻이다. 그로부터 부분의 뜻이 나오고, 바둑판 또는 그 형세의 뜻도 나왔다. 여기서는 바둑의 형세, 즉 국면을 의미한다. 명사가 중복되면 每(매)의 의미가 더해진다. 局局(국국)은 每局(매국)의 뜻, 時時刻刻(시시각각)은 每時刻(매시각)의 뜻이다.

세월은 허공을 날아가는 새처럼 아무런 흔적 없이 재빨리 지나가 버린다. 한편 세상사는 아무리 두어도 매 판마다 달라지는 바둑처럼 새롭기만 하다. 그렇게 세월은 무정하고 미래의 일은 알 수가 없으니, 우리의 오늘이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宋(송)의 스님 志文(지문)의 ‘西閣(서각)’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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