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당신도 슈퍼푸드를 드십니까?

  • 입력 2008년 3월 12일 02시 59분


콩, 연어, 호두, 토마토… 14가지 ‘음식의 제왕’

주부 이은숙(40·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씨는 건강한 먹을거리에 유난히 관심이 많다. 슈퍼에 가면 채소 한단 이라도 몸에 좋은지 안 좋은지 꼼꼼히 따져가며 고른다. 그래서 그런지 생활비는 늘 빠듯하다. 건강에 좋은 식재료를 찾다 보니 식비에 많은 돈이 들어간다.

“달걀과 닭고기는 항생제나 산란촉진제를 쓰지 않는 것만 먹어요. 우유도 항생제가 많다고 해서 주로 비싼 제품을 고릅니다. 야채는 유기농, 고기는 한우, 생선은 연어를 주로 먹어요.”

5세 아들을 둔 주부 이희주(36·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씨는 대형 슈퍼에 자주 들른다. 동네 슈퍼에서는 구하기 힘든 냉동 블루베리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루베리가 건강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 즐겨 먹기 시작했다.

이 씨는 “아들이 편식을 하는 편인데 블루베리는 잘 먹어서 다행”이라며 “브로콜리, 당근, 시금치도 먹이고 싶은데 잘 안 된다”며 말했다.

현대인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건강이다. 건강과 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먹을거리다.

‘잘 먹는 것’이 아니라 ‘몸에 좋은 것을 먹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볼 수 없었던 유기농 식품 매장과 유기농 레스토랑이 지금은 성업 중이다. 유기농 매장과 레스토랑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값이 비싸다는 것은 더는 심각한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

몸에 좋은 식품을 ‘슈퍼푸드(Super Food)’라고 부른다.

슈퍼푸드는 식품과 인체 노화 분야 권위자인 미국의 스티븐 플랫 박사가 쓴 책 이름에서 비롯됐다. 플랫 박사는 콩, 블루베리, 브로콜리, 귀리, 오렌지, 호박, 연어, 간장, 시금치, 차, 토마토, 칠면조, 호두, 요구르트 등 14가지 기초식품을 인간의 건강과 미용에 필요한 ‘비밀공식’이라고 소개했다.

국내에도 슈퍼푸드 열풍이 불면서 브로콜리, 연어, 블루베리 등 한국인에게 비교적 낯설었던 식품을 이제는 슈퍼 진열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건강에 좋다는 식품이라고 과신해서는 안 된다. 건강식품도 사람과 ‘궁합’이 맞아야 한다. 특정 질환을 가진 사람은 피해야 할 건강식품이 있다. 설사 아무 병이 없고 건강하다고 할지라도 건강식품의 장단점을 잘 알아두는 것은 중요하다. 건강식품이라고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14가지 슈퍼푸드 중 유일한 생선인 연어를 예를 들어보자. 팝가수 마돈나는 늙지 않으려고 매일 아침 연어 한 조각씩 구워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연어는 발가락 또는 손가락 끝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통풍(痛風) 환자에게는 오히려 독이 된다.

콩은 어떨까. 콩은 저지방·저열량에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이다. 항산화 작용으로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고 면역력도 높여준다. 요즘 같은 참살이(웰빙) 시대에 걸맞은 건강식품으로 통한다.

그러나 유방암 자궁암 난소암 등 여성호르몬 관련 질환을 앓고 있다면 콩 섭취를 조심해야 된다.

“건강식품도 믿지 못하면 도대체 뭘 먹으라는 거야”하는 불만이 나올 만하다.

물론 건강식품을 먹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게 가려 먹자는 것이다. 건강식품이라도 우리 몸에 들어와 ‘반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턱대고 건강식품부터 찾기 전에 내 몸을 먼저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내 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바로 건강의 첫 걸음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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