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54>在天願作比翼鳥, 在地願爲連理枝

  • 입력 2008년 2월 14일 02시 58분


願(원)은 원하거나 바라다 또는 祈願(기원)하다의 뜻이다. 願書(원서)는 志願(지원)하거나 請願(청원)하는 내용을 적은 문서이다. ‘不敢請(불감청)이나 固所願(고소원)이다’는 ‘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본디 원하던 바이다’의 뜻이다. 作(작)은 담당하다 또는 충당하다의 뜻으로, ∼이 되다로 풀이된다. 뒤에 보이는 爲(위)와 뜻이 같다.

比翼鳥(비익조)는 암수가 각각 눈 하나와 날개 하나만 있어서 짝을 지어야만 날 수 있다는 전설상의 새이다. 화목한 부부나 남녀 또는 친한 친구를 비유한다. 比翼(비익)은 날개를 나란히 가까이한다는 뜻이다. 比目魚(비목어)는 가자미나 넙치 따위를 가리키는데, 이들은 눈이 한쪽에만 있어 짝을 짓지 않고는 헤엄칠 수 없다고 여겼다. 그래서 가까운 연인이나 친구를 비유한다. 連理枝(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줄기나 가지가 연결되어 하나가 된 나무이다. 나무의 결이 이어진 가지라는 뜻이다. 서로 사랑하는 부부 또는 형제를 비유한다.

이 구절은 남녀 간의 깊고 변함없는 사랑을 다짐하는 말이다. 셰익스피어는 말했다. “사랑은 생명의 불꽃이고 정분의 승화이며 영혼의 결합이다.” 또 혹자는 말했다. “한 이불을 덮고부터는 무덤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마음을 같이 한다.” 천하의 모든 사랑하는 남녀가 끝내 결합되기 바라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모두의 바람이다. 그리고 인간세계에서의 그 진정한 사랑이 하늘에서도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樂天(낙천)이란 字(자)로 더 유명한 唐(당) 白居易(백거이)의 ‘長恨歌(장한가)’에 보인다. 玄宗(현종)과 楊貴妃(양귀비)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이 노래는 민간에까지 널리 유행했는데, 기녀들도 이를 외워 더 후한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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