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닮은듯 다른 이들, 왜 다를까… ‘몽테뉴와 파스칼’

  • 입력 2007년 11월 1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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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테뉴와 파스칼/이환 지음/248쪽·1만8000원·민음사

수많은 명언을 남겨 퀴즈쇼에 단골로 등장하는 프랑스의 사상가. 미셸 에켐 드 몽테뉴(1533∼1592)와 블레즈 파스칼(1623∼1662). 파스칼이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명언을 남겼다면 몽테뉴 또한 ‘모든 피조물 가운데 가장 비참하고 나약한 것은 인간’이란 말을 남겼다.

법률가 출신으로 문학에 조예가 깊은 몽테뉴가 문과에 가깝다면 수학과 물리학에 조예가 깊었던 파스칼은 이과(理科)에 가깝다는 정도를 제외하면 두 사람은 그만큼 닮았다.

평생 파스칼에 심취해 오다 몽테뉴를 만나게 됐다는 이환(불문학) 서울대 명예교수는 그 둘의 차이를 인본주의적 몽테뉴 대 신본주의적 파스칼로 포착했다. 둘은 인간 존재의 비참함과 비루함이라는 출발점에서는 같았지만 몽테뉴가 그 한계 안에서 충일한 삶의 향유를 목표로 삼은 반면 파스칼은 그 한계 너머에 존재하는 신이란 초월성을 꿈꿨다는 점에서 갈라선다.

저자는 그 차이를 곧 몽테뉴가 살았던 르네상스 시대의 낙관주의와 끔찍한 종교전쟁이 이어진 파스칼 시대의 비관주의라는 시대의식의 산물로 보면서도 그 대조적 시각이 인간 역사에서 끊임없이 교차하고 있다고 갈파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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