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씨 가수 50년 기념콘서트 “목소리 나올 때까지 노래 계속”

  • 입력 2007년 11월 7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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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가수 현미 씨의 데뷔 50주년 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연합뉴스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가수 현미 씨의 데뷔 50주년 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연합뉴스
“은퇴요? 목소리가 안 나오는 순간에 할게요. 그런데 그런 날은 안 올 겁니다. 여든이 되든 아흔이 되든 이가 몽땅 빠져도 밤안개를 부를 테니까….”

현미(70) 씨가 가수 활동 50년을 맞는다. 현미 씨는 25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연다. 데뷔 50주년 기념 무대를 갖는 건 국내 가수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6일 오후 1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미 씨는 “내 인생에 기자회견은 처음”이라며 “남들은 이혼 때문에 기자회견을 하는데 나는 기쁜 일로 하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1957년 미 8군 무대 칼춤 무용수였던 현미 씨는 펑크 난 여가수의 대타로 무대에 오르며 노래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현미 씨는 자신을 눈여겨본 작곡가 이봉조 씨와 결혼해 ‘밤안개’ ‘보고 싶은 얼굴’ ‘떠날 때는 말없이’ 등을 발표했다. 현미 씨는 1987년 이 씨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뜬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부터 야간업소에 다니며 유학 보낸 두 아들을 뒷바라지했다”며 울먹였다.

“그렇게 맹렬 여성으로 살았기 때문에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남편은 어쩔 수 없이 떠났지만 하늘나라에 가서 절 도와준 것 같네요.”

이에 앞서 그의 53번째 음반인 베스트 음반 ‘마이 웨이(My Way)’도 나온다. 이 음반에는 가수 인생 50년을 총망라한 히트곡과 함께 이봉조 씨의 미발표곡도 담겨 있다. 타이틀곡 ‘당신이 남긴 모든 것’은 이 씨가 생전 현미 씨에게 주려고 만든 노래. 오로지 멜로디만 그려진 악보를 작곡가 하광훈 씨가 되살려 이번 음반에 실었다. ‘밤안개’와 ‘별’은 1962년 녹음 당시의 음원이 그대로 담겨 있다.

한편 그의 데뷔 50년 기념 콘서트에선 큰아들 이영곤 씨가 데뷔 무대에 설 예정이다. 이 씨는 부모의 반대로 가수의 꿈을 접었었다. 현미 씨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들을 보며 “아빠가 아들의 데뷔 소식을 듣고 무덤에서 뛰쳐나올까 걱정”이라면서도 내심 자랑스러워하며 물었다. “그런데 아들 예명을 ‘영’으로 할까요, ‘고니’로 할까요?” 02-522-9933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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