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아! 로맨스에 빠지고 싶다…가을에 만나는 셰익스피어

  • 입력 2007년 10월 24일 03시 03분


코멘트
‘셰익스피어 인 서울.’

유럽을 대표하는 두 극단이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로맨틱 희극 ‘사랑의 헛수고(Love's labour's Lost)’와 ‘십이야(Twelfth Night)’를 들고 찾아온다. 두 작품은 축제의 공간, 남장 여자, 오해, 언어의 유희 등 셰익스피어 희극의 진수가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

25∼2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오르는 ‘사랑의 헛수고’는 순결 서약을 맹세한 나바르 왕국의 젊은 왕과 친구들이 프랑스 공주와 그 친구들을 만나면서 일어나는 로맨스를 다뤘다.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 폐막작으로 정통 셰익스피어 연극으로 유명한 런던 글로브극장의 작품이다. 셰익스피어 마니아는 빠뜨릴 수 없는 공연.

글로브극장은 엘리자베스 1세 여왕 시대에 세워진 최초의 상설 연극 무대로 셰익스피어 당대의 의상, 무대 소품, 음악 등을 완벽하게 재현한다는 평을 듣는 곳이다.

원형의 노천 무대에서 자연광을 이용하는 이 극장의 요청에 따라, 국립극장은 자연광에 가깝게 실내 조도를 맞출 계획이다. 또한 스탠딩석에서 연극을 봤던 셰익스피어 시대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국립극장은 무대 앞 오케스트라석에 특별석을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국내 관객들에게는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좌석으로 만들 예정. VIP, R석 다음인 S석의 가격으로 40석 한정 판매된다.

대사는 ‘thy(너의)’와 같은 16세기 고어가 그대로 사용되고 말장난, 각운, 단어의 독특한 조합 등 셰익스피어 작품의 재기발랄한 언어적 재미를 살리기 위해 영문 자막도 준비할 예정. 음악에도 백파이프, 드럼, 호른, 퉁소, 허디거디(옛 현악기) 등이 쓰여 당시 분위기를 더한다.

연출을 맡은 글로브극장의 예술감독 도미닉 드롬굴 씨는 “연극에서 중요한 것은 배우와 관객의 교감”이라며 “무대와 객석이 한 방향으로 된 국립극장에서는 관객석에 불을 밝혀 배우들이 관객의 얼굴을 보고 상호간의 교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2만∼7만 원. 02-2280-4115

○ 남자들만 나오는 셰익스피어 로맨스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십이야’는 출연진이 모두 남자로 화제를 모으는 작품. 오시노 백작이 ‘남장 여자’ 올리비아에게 구애하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희극으로 세계적 극작가 데클란 도넬란 씨의 개성 있는 셰익스피어 해석을 맛볼 수 있다.

출연진이 모두 남자인 이유는 여자가 무대에 나올 수 없었던 16세기 셰익스피어 시대의 무대 분위기를 제대로 재현한다는 것과 남장 여자가 등장하는 원작의 재미를 살리겠다는 의도 때문. 천막극장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무대 뒤편에 천을 내리고 배우를 올린 채, 무대장치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셰익스피어 시대에 근접한 장치이다.

그러나 보사노바 음악이 흐르고 배우들은 넥타이를 매는 등 과감하게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부분도 눈에 띈다. 연출은 영국 출신이지만 러시아 연기자들이 출연해 영어가 아닌 러시아어로 연기한다는 점도 이색적. 3만∼6만 원. 02-2005-0114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