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70>人生不滿百, 常懷千歲憂

  • 입력 2007년 10월 1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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滿(만)은 가득 차다는 뜻이다. 滿船(만선)은 배에 가득함을 뜻하고 滿期(만기)는 정한 기한이 다 됨을 뜻한다. 滿月(만월)은 이지러진 데가 없는 보름달이며 滿足(만족)은 마음에 차 흐뭇함이나 넉넉하고 충분함을 뜻한다. 원만(圓滿)은 결함이나 부족이 없음 또는 일이 순조로움을 뜻한다. 또 성격이 급하거나 거칠지 않고 온화함이나 서로 사이가 좋음을 뜻하기도 한다. 百(백)은 여기에서 백년을 가리킨다. 후반의 千歲(천세)에 비해서는 퍽이나 짧은 기간이다.

常(상)은 항상 또는 언제나의 의미이다. 일정하여 불변한다는 뜻이 있고, 그런 법도나 도리를 뜻하기도 한다. 懷(회)는 가슴에 품는다는 뜻으로, 생각하거나 그리워한다는 의미도 되고 그 생각이나 그리움을 가리키기도 한다. 懷抱(회포)는 품에 안다 또는 가슴이나 가슴에 품은 정을 뜻한다. 所懷(소회)는 품은 바의 것, 즉 가슴 속의 생각이나 정을 뜻한다. 懷疑(회의)는 의심을 품는다는 뜻이고 懷妊(회임)은 아기를 밴다는 뜻이다. 또 어루만진다는 뜻이 있으니 懷柔(회유)는 어루만져 잘 달랜다는 뜻이다. 歲(세)는 해나 세월을 뜻한다. 憂(우)는 근심이나 걱정을 뜻한다.

오래 살아도 백년을 채우기 어려운 게 인생이다. 그런데도 늘 해도 해도 끝이 없을 근심 걱정을 품고 산다. 큰 걱정이 없으면 작은 것을 크게 걱정하고, 걱정이 없으면 공연한 것까지 찾아서 걱정한다. 쓸모없는 남과의 비교에서도 걱정거리는 많이 찾아온다. 2000년이 넘도록 먼 옛날에 깨달은 것을 지금에도 그대로 깨닫기만 할 것인가! 도움도 안 되는 걱정일랑 털어버리자. 그것이 즐겁고 건강한 삶의 첫걸음이리라. 한나라 때의 민간의 노래 ‘西門行(서문행)’의 한 구절이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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