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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7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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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심리학이 최근 관심을 받고 있다. 2년 전부터 연세대 중앙대 상명대가 사진심리학 강좌를 개설했고 최근엔 사진심리학자가 기획한 사진전 ‘거울 신화’가 8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이 사진전과 관련된 책 ‘거울 신화’(뿔 출판사)도 나왔다.
사진심리학은 심리학을 바탕으로 작가나 모델의 심리뿐 아니라 작가와 감상자의 상호작용을 이론적으로 분석하며 테크닉 못지않게 사진에 담겨 있는 감성적 측면을 중시한다.
‘거울 신화’를 기획한 신수진(사진심리학) 연세대 교수는 “누군가 임권택 영화감독을 찍으면 지금이야 유명하니까 주목하겠지만 수십 년이 지난 뒤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그때에는 사진에 작가의 의식이 얼마나 잘 나타났는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인이 인물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다. 신 교수는 “가족 친구의 사진을 찍을 때, 연예인을 흉내 내지 말고 그가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 사람만의 가치와 매력은 무엇인지를 해석한 뒤 그에 맞게 찍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이번 전시에서 작가 12명이 내놓은 작품의 차이도 확연해진다. 구본창 씨는 연예인을 모델로 삼았으나 특유의 애잔하고 아스라한 느낌은 여전하다. 정제된 차분함을 보여 주고 내면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듯한 분위기다.
변순철 씨는 자아의 성(城)이 견고해 그 안에서 갈등하고 고뇌한다. 대상 인물의 얼굴이 잘 드러나지 않게 찍었다. 오형근 씨는 인물의 정면상을 고집한다. 정면상은 작가나 모델 모두 가식 없는 본질에 육박하려는 심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번 전시는 이처럼 작가 특유의 내면 의식을 읽을 수 있지만 “출품작이 대부분 상업 사진이라는 점에서 사진심리학의 본질을 보여 주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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