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망생이여, 기회를 놓치지 말라”

  • 입력 2007년 6월 23일 03시 01분


발매 앞둔 ‘아메리칸 아이돌’ 1회 우승자 클라크슨

5년 간 그녀의 성장은 미국인들의 자존심이나 다름없었다. 2002년 미국 폭스TV의 스타 선발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1회 우승자인 여가수 켈리 클라크슨(25). '우승자' 타이틀은 데뷔 초부터 빌보드 차트 '무혈입성'을 가능케 했다. 발라드 곡 '어 모먼트 라이크 디스'로 2주 만에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이고 데뷔 앨범 역시 발매 첫 주 앨범차트 1위에 올려놓은 것.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진 스타와 달리 TV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그녀에게 미국인들은 '내 손으로 뽑은 스타'라는 의식을 투영했다. 미국의 '기획 상품'과도 같은 그녀. 그러나 26일 3집 '마이 디셈버' 발매를 앞두고 전화로 만난 그녀는 이러한 평가에 대해 강한 부정을 나타냈다.

"'아메리칸 아이돌'로 데뷔했지만 단지 스타가 되기 위해 출전한 건 아니에요. 어려서부터 가수의 꿈을 갖고 노력했기에 아이돌 스타 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난 나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요."


▶ 촬영 : 김범석 기자

그녀가 도전한 것은 바로 '팝 록'. 2004년 발표한 두 번째 앨범 '브레이크 어웨이'는 "아이돌 출신 가수가?"라는 의아함을 깨고 '신스 유 빈 건(Since U been gone)', '비코즈 오브 유' 같은 굵직한 록 히트곡들을 발표했고 앨범은 600만장이나 팔렸다. '쥬얼리'의 박정아나 윤하 같은 국내 여가수들에게도 영향을 줄 정도였지만 그녀는 자신의 음악에 대해 다소 조심스러웠다. '록' 장르에 대한 대중의 잣대가 엄격해서 그럴지도 모를 일이다.

"내 음악을 규정하고 싶지 않지만, '팝 록'보다는 '팝'에 가까운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변신이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스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태도, 즉 '얼마나 진지한가'가 아닐까요?"

그녀의 말 때문인지 타이틀곡 '네버 어겐'을 비롯한 새 앨범 수록곡들은 2집보다 더 진지해졌다. 저음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원 미닛' 같은 곡에서는 남자를 잡아먹을 것 같은 터프함도 느껴진다.

지난 5년간의 성공은 클레이 아이켄, 캐리 언더우드 등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후배 가수을 포함해 전 세계 가수 지망생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됐을 터. 그녀는 "목표, 노력 모두 중요하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후배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그런 그녀에게 "만약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연하지 않았다면…"이라고 물었지만 음악에 대한 '뚝심'은 여전히 굳건했다.

"어떤 식으로든 음악 활동을 하고 있겠죠. '아메리칸 아이돌'이 아니라 '아메리칸 아티스트'가 되길 원하니까요. 물론 내 부모님에게는 여전히 '아메리칸 철부지' 딸이지만요."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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