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쪽 보고서 모른다→TF서 나갔다…李건교 ‘말바꾸기’

  • 입력 2007년 6월 2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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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교위 출석한 李장관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오른쪽)이 21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출석해 경부운하 재검토 보고서 조작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다 이춘희 차관에게 귀엣말을 건네고 있다. 이종승 기자
건교위 출석한 李장관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오른쪽)이 21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출석해 경부운하 재검토 보고서 조작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다 이춘희 차관에게 귀엣말을 건네고 있다. 이종승 기자
21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의원들은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이 말을 계속 바꾸고 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 장관은 여러 차례 “(진심을 몰라 줘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건교위에서 “(언론에 유출된 37쪽 보고서가) 태스크포스(TF)팀에서 나간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이 장관이 18일 건교위에서 “(37쪽 보고서는) 건교부나 수자원공사, 청와대가 만든 게 아니며 우리로선 알 수 없는 문건으로, 누군가 의도를 갖고 만든 것 같다. 공무원을 매도하지 말라”는 발언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 장관은 발언이 달라진 이유에 대해 “건교부 감사관실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9쪽 보고서와 37쪽 보고서에서 일부 수치가 차이 나는 부분은 새로운 수치가 아니라 TF팀이 9쪽 보고서를 작성한 이후 조사 과정에서 바뀐 내용을 끼워 넣은 것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18일에도 공무원이 보고서를 작성했을 개연성이 높았는데도 “공무원은 만들지 않았다”고 공언한 것은 성급했다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또 18일 건교위에서 “건교부는 공식문서에 ‘VIP’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고 했지만 건교부 직원이 작성한 9쪽 보고서에도 대통령을 지칭하는 ‘VIP’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일반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지 9쪽 보고서에 VIP 용어가 없다고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중도통합신당 주승용 의원은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지 모호하게 답변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 동영상 촬영 : 이종승기자

이 장관은 18일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김선미 의원이 21일 “왜 보고서에 ‘MB 동향’을 넣었느냐”고 묻자 이 전 장관은 “실무팀장에게 물어 보니 ‘2005년 12월 건교부에서 수자원공사에 (보고서 작성을) 시켰던 배경이 (이 전 시장 공약으로) 대운하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며 정치적 의도를 일부 인정했다.

곽결호 수자원공사 사장과 이춘희 건교부 차관의 말 바꾸기도 논란이 됐다.

주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 곽 사장은 ‘정부에서 경부운하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재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답변했는데 지난해 초부터 이미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해 국감 때 위증한 것이 아닌가”라며 비판했다. 곽 사장은 “지난해 검토는 1998년 수자원공사 검토를 다시 한 것일 뿐 운하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조사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의 달라진 말
18일 건교위21일 건교위
“(37쪽 보고서는) 건교부나 수자원공사, 청와대가 만든 게 아니며 우리로선 알 수 없는 문건으로, 누군가 의도를 갖고 만든 것 같다.”“(언론에 유출된 37쪽 보고서가) TF에서 나간 것은 확실하다”
“건교부는 공식문서에 ‘VIP’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일반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지 9쪽 보고서에 VIP 용어가 없다고는 답변하지 않았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보고서를 작성한 것 아니다”“실무팀장에 물어 보니 ‘2005년 12월에 건교부에서 수자원공사에 (보고서 작성을) 시켰던 배경이 (이 전 시장 공약으로) 대운하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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