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 균형감각 ‘턴’하는데 큰 도움…거친 근육은 매끈하게

  • 입력 2007년 6월 10일 2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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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이 경력은 발레에 도움이 될까?

일반적으로 비보이는 무릎 등 발레에서 중요한 관절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몸을 상하기 쉽다. 비보이의 울퉁불퉁한 팔과 어깨 근육 역시 발레의 섬세한 근육과는 달라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동훈의 경우 비보이를 하며 얻은 거친 근육을 발레에 맞게 잘 다듬은 덕분에 오히려 다른 남성 무용수보다 상체 근육이 더 좋다는 평을 받는다.

이동훈 스스로는 “다른 건 몰라도 턴(turn·회전)만큼은 비보이를 했던 게 확실히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무용 전문가들 역시 비보이 시절 온몸으로 체득한 균형 감각이 발레리노에게 가장 중요한 턴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분석한다.

이번 콩쿠르에서 그는 파워풀한 점프와 화려한 턴으로 심사위원과 객석을 사로잡았다. 그는 ‘해적’에서 오른쪽 다리를 축으로 삼아 턴을 하다 왼쪽 다리를 내렸다가 다시 올림으로써 회전 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고난도의 일명 ‘드릴 턴’을 선보여 객석을 뜨겁게 달궜다.

이번 동아무용콩쿠르에서 그에게 25점 만점을 줬던 심사위원 김인숙 교수는 “외국 무용수 중에도 그렇게 턴을 할 때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무용수는 많지 않다. 턴을 할 때의 테크닉이 완벽했다”며 “이 친구가 예전에 비보이였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고개가 끄덕여졌다”고 말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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