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PD “스타 게스트 잡아라”

  • 입력 2007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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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 PD 33명 설문… 이효리 21표 압도적 1위

비-김태희-김수로 등… “스타성-희소성-끼 다 갖춰”

게장을 ‘밥도둑’이라고도 한다. 짭조름한 맛이 식욕을 자극해 자꾸 밥을 먹게 하기 때문이다. 밥도둑이란 말이 긍정적 의미로 사용되는 것처럼, TV에서도 ‘시청률 도둑’이라 부를 만한 흥행 보증수표들이 있다. 이들은 오락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들 사이에서 출연만 하면 TV를 잘 보지 않는 사람과 다른 프로그램의 시청자까지 끌어들여 시청률을 확 높여 주는 게스트를 뜻한다. KBS, MBC, SBS의 PD 33명에게 ‘최고의 스타 게스트’가 누구인지 물었다.

○ ‘시청률 도둑’ 1위는 이효리

순위스타표(복수응답)
6신현준5
6최민수5
8설경구3
8정준호3
10김종민2
10김혜수2
10문근영2
10이경규2
10차태현2

SBS ‘헤이헤이헤이 시즌 2’(목 오후 11시 5분)는 15일 ‘이효리 특집’을 내보냈다. 이효리가 코믹연기를 펼치고 집을 공개한 이날 시청률은 수도권에서 20.7%(TNS미디어코리아)였다. 지난해 11월 첫 방영 이래 최고였으며 평소보다 4∼5%포인트 올랐다.

MBC ‘무한도전’(토 오후 6시 35분)은 지난해 12월 김태희가 출연한 방송이 시청률 20.8%를 기록하며 처음 20%대에 진입했다. 방송가에서는 ‘이효리 효과’ ‘김태희 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예능 PD가 선정한 ‘시청률 도둑’은 1위 이효리(21표)에 이어 비(10표·2위) 김태희 김수로(9표·공동 3위) 차승원(6표·5위) 최민수 신현준(5표·공동 6위)의 순으로 나타났다(표 참조·복수응답). PD들은 인기 게스트의 조건으로 스타성, 희소성(오락 프로그램 출연 빈도가 낮은 것), 예능적 끼를 꼽았다.

‘헤이…’의 남승용 PD는 “이효리는 무대에서 보여 준 카리스마와 달리 털털한 모습을 보여 주고 스타 기질도 유감없이 발휘해 시청자를 끌어들인다”고 말했다. KBS2 ‘스타골든벨’(토 오후 5시 35분)의 박석형 PD는 “김태희는 스타성과 희소성을 갖춰 앉아만 있어도 시청률이 오를 정도여서 섭외 1순위”라고 말했다. MBC 권석 CP는 “김수로와 신현준은 영화계 스타여서 희소성이 있는 데다 끼도 풍부해 오락물의 흥행 보증수표”라고 말했다.

○ ‘시청률 도둑’=스타+α

스타라고 해서 무조건 시청률을 ‘훔쳐 오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H.O.T.’ ‘god’ 등 10대 팬들이 열광하는 아이돌 스타의 영향력이 가장 컸지만, 요즘 추세는 크게 달라졌다는 게 PD들의 말이다.

KBS2 ‘상상플러스’(화 오후 11시 5분) 이세희 PD는 “TV 시청자들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아이돌 스타보다 여러 세대에 걸쳐 두루 인기가 높은 게스트들이 각광받는다”고 말했다. ‘상상플러스’의 경우 이효리나 비처럼 중장년층에도 인지도가 높은 젊은 스타와 함께 중견 배우 이계인이 출연했던 때가 평소보다 시청률이 높았다.

TV에 자주 나오지 않는 가수나 영화배우들이 오락 프로그램에 나오면 시청자의 기대가 높아지지만 이것이 곧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평소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이거나 알려지지 않은 사생활을 털어놓는 등 ‘히든카드’를 내놓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같은 비장의 카드를 별도로 준비하는 출연자도 있다.

SBS ‘야심만만’(월 오후 11시 5분)은 지난해 10월 방송분에서 비가 연상의 기혼녀를 짝사랑했던 경험과 왕자병이 있음을 털어놓아 시청률이 평소보다 약 4%포인트 올랐다. 곽승영 PD는 “스타의 출연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진행자나 프로그램과 궁합을 얼마나 잘 맞추느냐가 시청률에 더 중요한 열쇠”라고 말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응답해 주신 분

▽KBS=전진국 예능2팀장, 김시규 CP, 이세희 조성숙 조승욱 김광수 박석형 최승희 이동훈 윤고운 문성훈 PD ▽MBC=최영근 예능국장, 여운혁 권석 CP, 김태호 박정규 안수영 강영선 정윤정 김유곤 임정아 김준현 PD ▽SBS=정순영 예능부국장, 김태성 CP, 남승용 박재연 곽승영 배성우 서혜진 박재용 백정렬 박성훈 윤태욱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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