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 대비하기 30선]<13>나잇살

  • 입력 2006년 11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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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을 줄이는 과정에서 강조하고 싶은 두 가지 중 첫 번째는 ‘잘’ 먹으면서 뱃살을 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게 먹고 열심히 운동해서 뱃살을 줄였는데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하고 근육이 모자라 걸어 다닐 힘조차 없는 모습은 제가 바라는 바가 아닙니다. 두 번째는 뱃살을 빼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스트레스 없이 즐겁고 편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시기를 원합니다. ―본문 중에서》

해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한국인의 사망 원인 순위를 보면 암, 뇌중풍(뇌졸중), 심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이 3대 원인이며 놀랍게도 자살이 4위, 그 다음이 당뇨병이다. 암과 자살을 제외한 뇌중풍, 심장질환,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생활습관병’이라고 일컫는다. 이전에는 성인병이라 불렸지만 이는 부적절한 표현이다. 운동 부족, 비만,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발생하는 병이기 때문에 ‘생활습관병’이 더 적절한 표현이다.

최근엔 생활습관병과 함께 ‘대사증후군’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되었는데 이 또한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문제다. 대사증후군은 허리둘레가 남자 90cm, 여자 80cm 이상인 복부비만, 혈압과 혈당이 고혈압이나 당뇨병의 기준은 아니지만 정상보다 높고 혈중 지질(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이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대사증후군은 노화의 원인이 되고 생활습관병을 일으키며 오래 앓게 만들고 사망을 재촉하는 시발점이 된다.

흔히 중장년층이 부적절한 행동을 할 때 사람들은 상대를 낮잡아 보며 “나잇살이나 먹은 사람이…”라고 말하곤 한다. ‘나잇살’만큼 성숙도가 높아야 한다는 취지의 표현이겠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란다면 이 나잇살을 조심해야 한다.

우리 몸은 20세 후반을 경계로 예전과 똑같이 먹고, 똑같이 움직여서는 살찌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여성 30세, 남성 40세가 지나면 각종 호르몬이 감소되고 근육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특히 나잇살 중 복부비만은 대사증후군의 핵심 요소이다.

나잇살을 줄이는 데에는 왕도가 따로 없다.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이는 식사 조절과 꾸준한 운동밖에 별 수 없다. 하지만 무작정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인다고 좋아질까? 이 책은 이런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준다. 어떻게 먹어야 나잇살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고 건강해질 수 있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새로운 건강음식 피라미드를 소개하면서 음식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고 영양소의 불균형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건강 식단의 핵심은 잡곡밥처럼 정제되지 않은 곡물과 식물성 기름, 채소, 과일, 콩류, 견과류를 많이 먹고 붉은 육류, 흰밥이나 흰빵, 단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 또한 식사 조절과 함께 꼭 해야 하는 것이 운동인데 운동을 무조건 한다고 체중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본인이 좋아하고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종목을 정해 ‘약하고 길게’ 하는 것이 뱃살을 줄이는 데 좋다고 권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동이 부담이 되는 새로운 일거리여서는 안 되고 즐거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명이 길어진 요즘, ‘유병장수’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다. 건강한 인생 후반전을 위해서도 어느 정도의 투자가 필요하다. 생활습관병, 대사증후군의 주범인 나잇살의 정체를 파악하고 스스로의 건강 관리 방식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노용균 한림대 의대 가정 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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