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리 플래닛에 뜬 나쁜 나라들… ‘악의 축 여행기’ 내년 출간

  • 입력 2006년 11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북한 사람들은 노동자의 지상 천국이라는 이곳에서 사진을 찍히는 것에 굉장히 민감하다. 조금이라도 ‘낙원’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모습은 촬영이 금지된다.”

세계 최대 여행전문출판사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이 내년 4월에 펴낼 북한 여행기 중 일부다. 7일 론리 플래닛의 한국 총판을 맡은 신발끈 여행사에 따르면 이 출판사는 북한 이란 이라크 등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목한 나라들에 대한 여행기 ‘나쁜 나라들-악의 축 여행기’를 펴낸다.

북한 여행기는 론리 플래닛 창업자 토니 휠러(왼쪽 사진)가 직접 다녀와 기록한 것이다. 그는 최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여행 관련회의에서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을 듣고 2년간 그 나라를 직접 여행했다”며 “이 책은 전 세계에 문을 굳게 닫고 있는 나라들에 대한 재미있는 기행문이자 사회적 고찰을 담았다”고 밝혔다.

북한 여행기에는 관광객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현지 가이드의 불안도 나온다.

“‘당신들이 진짜 악의 축이오.’ 평양 오리 레스토랑에서 우리의 가이드가 맥주를 마시며 투덜댄다. ‘하지 말라’고 해도 창문 밖을 내다보고 사진을 찍고 가이드가 눈을 떼면 바로 사라지고, 북한 현지 안내원이 위대한 지도자에 대한 설명을 할 때마다 낄낄거리다니…. ‘이 투어가 끝나면 투어에 대한 리포트가 작성되는데 난 직업을 잃을지도 모르오.’”

론리 플래닛은 북한 이라크 외에 미국이 ‘불량국가’로 지칭한 아프가니스탄 알바니아 미얀마 쿠바 리디아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나쁜 나라들-악의 축 여행기’에 실을 예정이다.

토니 휠러는 “부시 대통령이 예일대 클럽활동이나 텍사스의 골프 코스 대신 평화봉사단 같은 단체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머물 기회를 가졌다면 현재 이런 상황으로 이끌었겠느냐”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