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황진이’ 주역 하지원 “자유인 황진이가 부러워요”

  • 입력 2006년 10월 19일 02시 55분


KBS2 ‘황진이’의 주인공 하지원. “황진이의 카리스마를 닮고 싶다”는 그녀는 단아하면서도 요염한 상반된 매력을 동시에 발산하고 있다. 사진 제공 와이앤에스커뮤니케이션
KBS2 ‘황진이’의 주인공 하지원. “황진이의 카리스마를 닮고 싶다”는 그녀는 단아하면서도 요염한 상반된 매력을 동시에 발산하고 있다. 사진 제공 와이앤에스커뮤니케이션
사상과 신분의 틀을 훌훌 벗어던지고 자유인을 꿈꿨던 송도삼절 황진이.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KBS2 수목드라마 ‘황진이’(오후 9시 55분)가 11일 첫 방송에서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20.1%·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했다. 수려한 영상을 배경으로 단아함과 요염함을 동시에 뽐내는 황진이 역의 하지원을 17일 오후 경기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촬영장에서 만났다.

● 첫 방송 시청률 20.1%… 동시간대 1위

촬영장에서 지켜본 하지원은 함께 출연 중인 개똥이(이인혜) 김은호(장근석)와 틈만 나면 장난을 치고 있었다. 문 밖으로 나가는 장면에서 미끄러지는 NG를 내자 “엄마, 나 어떡해”라며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촬영이 늦어지면서 인터뷰는 오후 7시경 임시 숙소로 마련한 인근 펜션에서 할 수 있었다. 하지원이 방에서 옷을 갈아입는 동안, 영어 개인 교사 트레이시 카(40) 씨에게 그녀의 영어 실력을 묻자 “총명하고 열정적(smart and enthusiastic)”이라고 말했다.

1997년 데뷔한 뒤 승마 검도 등 여러 운동을 익혔다는 하지원은 12월 개봉하는 영화 ‘1번가의 기적’에서 복서 역을 맡아 권투를 배웠다. 촬영이 없는 날에는 방에 장식할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기도 한다.

“‘황진이’에선 대역 없이 줄타기도 해 봤어요. 뭔가 하나씩 배울수록 제 영역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 속상할 때 한잔하고 싶어도 남 눈치 때문에…

그녀의 본명은 전해림이다. 그녀는 “매니저의 요구에 따라 바꾼 건데 갈수록 하지원이라는 이름이 좋아진다”며 “전해림처럼 너무 여성스럽지 않고 시원한 느낌과 힘이 있다”고 말했다.

본인의 느낌처럼 하지원과 전해림 사이에는 다른 점이 있을 것 같았다. 때마침 나방이 날아들자 “엄마!”라고 기겁하는 모습에 “전해림이 그렇지 않으냐”고 물었다.

“팬들은 제 외모나 연기를 보면서 활발할 것이라 생각하죠. 하지만 전해림은 수줍음을 많이 타고 예민해요.”

그녀는 자신이 학창 시절 늘 조용했고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천생 A형 여자”라고 덧붙였다. 사랑에서도 소극적일까.

“첫사랑이 두 살 연상의 오빠였는데 제멋대로고 저를 많이 혼냈어요. (저는) 싸워도 먼저 사과하는, 천사 같은 여자 친구였죠.”(웃음)

하지원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주가조작 의혹 문제가 최근 다시 불거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인터넷에서 안티 팬들도 늘었다. “억울해서 펑펑 울었어요. 배우를 포기할까 고민도 많이 했죠.”

그녀는 얼마 전까지 누리꾼의 반응을 일일이 찾아 봤지만 이젠 체념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진정으로 아껴서 하는 비판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금강산이 보고 싶다며 훌쩍 떠나는 황진이의 자신감이 부러워요. 얼마 전에 속상한 일이 생겨 혼자 소주 한 잔 마시려고 집을 나갔다가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그냥 돌아왔어요. 황진이를 연기하면서 그녀의 당당함과 카리스마를 닮고 싶어요.”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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