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살고 싶으세요? 활발하고 긍정적 생활을"

  • 입력 2006년 10월 17일 17시 39분


박복동(104·전북 순창군 구림면 방화리) 할머니는 요즘도 밭에 나가 콩을 따고 토란 줄기를 다듬어 반찬거리를 만든다. 마을 일에 일일이 참견하고 마을 이장을 가끔 혼낸다. 흥이 나면 3년 묵은 된장에 북어 머리를 안주 삼아 소주 한 병을 거뜬히 비운다.

박 할머니의 건강 비결은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이다. 유전 및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성격도 장수의 주요 요인이라는 게 박상철 서울대 체력과학노화연구소장의 분석이다.

세계 6개국 11개 대학이 참여한 국제백세인연구단은 100세가 넘은 '백세인'을 연구할 결과 성실하고 외향적인 성격이 장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또 여러 세대의 가족이 함께 살면서 자손으로부터 존경받고, 충분히 활동하고 잠을 자는 사람이 오래 살 가능성이 높았다.

▽성실과 외향적 성격=일본 도쿄노인종합연구소 곤도 야스유키 연구원은 도쿄에 사는 100세 이상 노인 70명과 60~84세 노인 1812명을 조사해 성실하고 외향적인 성격이 중요한 장수 요인이란 결론을 내렸다.

그는 "성실한 사람은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흡연, 음주 등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적게 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외향적인 사람은 어떤 일이 생겨도 긍정적 사고로 스트레스를 줄였다"고 강조했다.

걱정하고 절망하고 쉽게 상처받는 '신경과민'인 사람은 노년기 사망률이 높았다.

▽소식과 존경=한남대 식품영양학과 이미숙 교수는 90세 이상 노인 168명의 74.8%가 가족과 함께 살았고, 95.8%는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전통 가족제도가 노인의 식사 질을 높여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벨기에 게답 루벵 기독교대 미셀 뽈랑 교수는 "노인에 대해 존경하는 가족문화가 있는 곳에 백세인이 많았다"고 말했다.

장수에는 유전자, 환경, 성격 등 요인이 모두 중요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다.

국제백세인연구단(단장 박상철 교수)은 18일 전북 순창에서 '국제 백세인 심포지엄'을 연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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