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강북 삼국지’

  • 입력 2006년 10월 14일 03시 03분


‘강북을 잡아라!’

서울 멀티플렉스 전쟁의 제2막이 올랐다. 제1막이 서로 상대방의 영역에 진출한 것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메가박스, CGV, 롯데시네마 등 ‘빅3’의 싸움이 강북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작년부터 올해 초 진행된 제1막에서는 지방에만 주력해 온 롯데시네마가 명동을 시작으로 서울에 입성했고, 강남권의 맹주를 자처하는 메가박스는 목동으로, CGV는 반대로 메가박스의 아성인 강남(압구정점)으로 들어왔다.

이어 시작된 2막에서는 멀티플렉스들이 인구 대비 스크린이 부족한 구시가지, 특히 강북의 역세권과 대학가에 눈을 돌리고 있다. 강북에는 멀티플렉스가 들어갈 만한 대형 건물이 부족했으나 역세권 개발이나 쇼핑몰 건립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격전지는 동대문 주변. 유동인구 300만 명의 황금 시장인 이곳에 2008년 메가박스 굿모닝시티점이 들어선다. ‘빅3’가 모두 노린 이 지역은 동대문 쇼핑객 덕에 24시간 돌아가는 곳이라 심야 영화가 특히 잘 된다. 가까운 왕십리에는 내년에 CGV가 들어서고, 2008년 롯데 청량리점이 들어서면서 3사가 대결한다. 세 군데 다 역을 끼고 있다.

최북단인 노원 도봉은 ‘롯데 천하’다. 작년에 노원점을 연 롯데시네마는 큰 재미를 봤다. 부산 서면과 더불어 롯데 체인 34곳 중 1위를 차지했다. 롯데는 이어 미아동(2007년) 창동점(2008년)으로 서울 북쪽을 개척할 계획. 또 내년까지 스크린 수를 140개 이상 늘리는 공격적인 확장으로, ‘빅3’의 1위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영화를 많이 보는 20대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는 영화 사업자들에겐 가장 매력적인 곳. 메가박스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유동인구 20만 명에 지하철 이용객만 8만 명인 신촌점을 9월에 열고 지역 특성을 살려 매주 금요일 선착순 1000명을 대상으로 1만2000원에 영화를 종일 무제한 관람할 수 있는 ‘클럽 데이 티켓’을 내놓았다.

롯데는 12월에 건국대 스타시티점을 연다. 역시 ‘빅3’가 모두 달려든 곳이다. 롯데는 CGV 1호점인 주변 강변점을 꺾고 이곳을 서울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는 상징적인 곳으로 만들 전략이다.

아직까지 ‘블루오션’으로 취급되는 곳은 은평과 관악 지역. 작년 CGV 불광점이 문을 열었고, 2008년 신림동에도 CGV가 생기며 남은 곳은 학원가인 노량진 정도.

메가박스 김태성 부장은 “전국의 스크린 수가 2008년이면 2200개를 넘어 스크린의 증가 속도가 관객의 증가 속도를 넘어선다”며 “그러나 서울은 1인당 연간 관람 횟수가 4.67회에 이르고,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 극장이 또 들어설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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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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