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나무인간, 왕의 명령 거부하다… ‘나무 인간’

  • 입력 2006년 10월 1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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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인간/조안 스파르 지음·임미경 옮김/196쪽·9800원·현대문학

가구를 만들어 선물하기 좋아하는 나무 인간, 현명한 랍비 친구 엘리아우, 진흙으로 만들어진 골렘. 캐릭터만 봐도 비현실적 공간을 무대로 한 판타지 소설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렇지만 판타지 소설 특유의 독특한 상상력만 넘쳐나는 건 아니다. 프랑스 작가답게 사색적이고 은유적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게 아니라 인간 세계를 비춰 보게 하는 이야기다.

나무 인간과 친구들은 사악한 알리트바라이족 왕에게서 오래된 떡갈나무를 잘라내 피아노를 만들라는 압력을 받는다. 숲을 지키기 위해 왕의 명령을 거부한 이들은 왕의 성에 끌려가 갇힌다. 나무 인간과 친구들의 알리트바라이 성 탈출기가 이야기의 큰 줄거리.

철학도로서 작가의 성찰이 소설 곳곳에 스며 있다. 예를 들어 유대 율법에 어긋나는 사슴고기를 맛있게 먹는 랍비 엘리아우의 모습이 그렇다. 중요한 것은 삶의 즐거움이고 틀과 규범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화 작가 출신인 그는 이 소설의 삽화를 직접 그렸다. 경쾌하고 개성적인 삽화가 읽는 재미를 북돋운다. 원제 ‘L’Homme-Arbre’(2004년).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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